[OSEN=김태우 기자 야구는 27개의 아웃카운트마다 나오는 상황과 상황이 모여 경기 결과를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승리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플레이는 무엇이었을까.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의 게임 분석을 통해 NC와 LG의 플레이오프 4차전(NC 8-3 승)에서 나온 결정적 순간을 돌아봤다.
점수 내고도 승리확률↓ 고개 숙인 박용택(3회)
시작부터 호시탐탐 득점 기회를 엿봤으나 후속타 불발로 점수를 내지 못한 LG가 3회 선취점을 냈다. 보통 득점이 나면 승리확률은 높아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무사 만루 병살타는 상황이 다르다. 확률적으로 2.5점 정도의 득점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박용택의 병살타가 찬물을 끼얹었다. LG로서는 점수를 내고도 찜찜한 상황이었다.
55.5%의 승리확률로 3회를 시작한 LG는 손주인의 볼넷(59.4%), 문선재의 좌전안타(68.5%)로 무사 1,3루를 만들었다. 이어 이천웅이 몸에 맞는 공을 기록하며 승리확률은 72.8%까지 치솟았다. 그런데 여기서 박용택의 2루수 방면 병살타가 나왔다. 귀중한 선취점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승리확률은 72.8%에서 66.1%로 떨어졌다. 플레이오프 들어 안타가 없는 박용택의 침묵이 계속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한숨을 돌린 NC는 승리확률이 34.6%였던 4회 1사 후 테임즈의 우월 솔로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승리확률은 47.3%로 단번에 50%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올라갔다. 1~3차전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경기 막판에야 승부가 갈릴 것이라는 예감을 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대포 두 방, 허프의 LG를 꺾다(7회)
LG가 여전히 득점권 상황에서 애를 먹는 사이, NC도 공격에서 이렇다 할 물꼬를 트지 못했다. LG 선발 우규민이 4⅓이닝을 던지고 내려갔고 양상문 LG 감독은 2차전 선발이었던 데이비드 허프 카드를 투입하는 초강수를 내밀었다. 허프의 투구도 해커만큼이나 기백이 있었다. 그러나 역시 이틀 휴식 후 등판은 무리였을까. NC의 대포가 LG 최후의 보루라고 할 만했던 허프를 무너뜨렸다.
2차전에서 결정적인 결승 2점 홈런을 터뜨렸던 박석민이 다시 허프를 울렸다. 50%의 승리확률로 7회를 시작한 NC는 선두 박석민이 허프의 높은쪽 빠른 공을 잡아 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솔로홈런을 쳐냈다. 승리확률은 19.6%가 뛰어 이날 들어 NC에서는 가장 높은 69.6%가 됐다. 1사 후 김태군의 볼넷(69.9%)으로 만들어진 무사 1루에서는 김성욱의 좌월 2점 홈런이 터졌다. 역시 허프의 빠른 공을 노렸다. 승리확률은 88.9%, 19%가 뛰었다.
NC의 KS행, 8회초에 결정됐다?(8회)
93.2%의 확률로 8회를 맞이한 NC는 고삐를 놓치지 않았다. 1사 후 박석민이 볼넷(93.2%)을 골랐다. NC는 대주자를 투입해 확실하게 도망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손시헌이 좌중간 안타(94.1%)로 뒤를 받쳤고 2사 후 김성욱이 볼넷(93.6%)을 골라 2사 만루를 만들었다. LG는 윤지웅을 투입해 불을 끄려고 했으나 시리즈 내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었던 박민우는 LG의 바람을 꺾으며 타구를 좌측 외야로 날려보냈다.
그 사이 2명의 주자가 홈을 밟아 6-1이 됐다. 박민우의 적시타로 NC의 승리확률은 98.2%까지 뛰어올랐다. LG의 실낱같은 승리확률이 1.8%로 더 떨어졌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경기장을 서서히 빠져 나가는 LG 팬들의 모습은 1.8%의 확률이 얼마나 희박하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대변하고 있었다. LG의 가을야구는 그렇게 끝났고,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 상대할 팀은 NC로 결정됐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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