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닥터스트레인지', 조커는 '넘사벽' 빌런이었나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6.10.25 15: 30

조커는 넘을 수 없는 벽일까.
지난 24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인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는 다소 약한 '빌런'의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마블이 내놓은 새로운 신작. 천재 신경외과 의사였던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분)가 사고로 다친 손을 고치기 위해 에이션트 원(틸다 스윈튼 분)을 찾아가면서 신비한 힘을 얻게 되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마블 세계관의 확장이 될 것"이라는 마블 측의 자신만만한답게 '닥터 스트레인지'는 그간 마블 영화와는 다른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스칼렛 위치, 비전 등 초능력을 사용하는 히어로들과는 또 다른, 시간을 이용한 마법들을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닥터 스트레인지'가 '속 시원'하게 느껴지지 않는 건, 역시나 빌런 때문이다. 히어로 영화의 고질적인 문제점이기도 한 약한 빌런은 '닥터 스트레인지'에서도 느껴진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빌런은 배우 매즈 미켈슨이 연기한 케실리우스. 케실리우스는 스트레인지처럼 에이션트 원의 제자였지만 그릇된 마음을 먹으면서 빌런의 길로 들어선 인물이다.
에이션트 원의 제자였기에 그 역시 현실을 왜곡하고, 다른 차원의 에너지를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언뜻 보기에 케실리우스는 강력한 빌런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케실리우스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그가 추종한다는, 그를 조종하는 빌런 역시도 앞에 깔아놓은 것에 비하면 허무하기 그지없다.
영화 '다크나이트'가 나온 이후, 히어로 무비는 항상 빌런에 대한 지적을 받아왔다. 최근 들어 혹평을 받았던 DC '배트맨V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 역시 빌런에 대한 지적을 피해갈 수 없었다.
아예 대놓고 빌런들을 전면에 내세웠던 DC의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빌런 특유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애매모호함으로 실패의 쓴맛을 맛봐야 했다. 그나마 화제를 모았던 할리 퀸 캐릭터는 마고 로비의 섹시함과 특유의 사이코틱한 매력 덕분이였으며 빌런의 강력함 때문은 아니였다.
히어로 무비가 살기 위해선 빌런이 살아야 한다. 빌런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를 무찌르는 히어로는 매력적이게 되며 관객들의 통쾌함 역시 배가 된다.
마블 사상 최고의 히어로라는 문구 속에 '최고의 빌런'이라는 기대감을 포함시킨다면 실망할 지도 모르겠다. / trio88@osen.co.kr
[사진] '닥터 스트레인지'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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