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하석진, ‘고쓰’를 ‘고퀄리티 사랑꾼’ 만든 내공
OSEN 김성현 기자
발행 2016.10.25 11: 30

[OSEN= 김성현 인턴기자] ‘고쓰(고퀄리티 쓰레기의 준말)’가 ‘고랑꾼(고퀄리티 사랑꾼의 준말)’이 됐다. 하석진이 동생을 위해 사랑하는 여자를 억지로 떠나보내는 가슴 절절한 눈물로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이하 ‘혼술’)’에서 하석진이 분한 진정석은 학원 내에서 ‘고쓰’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자신의 이득과 편의를 위해서라면 상대에 대한 배려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이기적인 냉혈한이다. 하지만 박하나를 만나면서 배려 가득한 따뜻한 남자로 변했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퀄리티 있는 안주와 함께 ‘혼술’을 즐기던 진정석이 사랑하는 여자에게 이별을 고하고 눈물 젖은 ‘혼술’을 마시게 되는 캐릭터로 자연스럽게 변화할 수 있었던 것은 하석진의 내공이 큰 몫을 했다.

하석진은 본래 ‘마초’ 캐릭터였다. 굵은 쌍꺼풀에 선이 진한 인상 덕택에 강하고 개성 있는 캐릭터를 주로 맡아 왔다. 자칫하면 영원히 ‘마초’에 갇힐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계속해서 발버둥 쳤다. 꾸준히 자신의 캐릭터를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영화 ‘못 말리는 결혼(2007)’에서는 겉으로 보기에는 말끔해 보이지만, 엄마 없이는 못사는 마마보이 성형의사 왕기백을 맡았고, 영화 ‘여름의 속삭임(2008)’에서는 처음으로 잔잔한 멜로 연기를 소화하며 스펙트럼을 넓혔다.
또다시 MBC 드라마 ‘밥줘(2009)’에서는 마마보이 기질이 있는 철없는 남편으로 분했고, KBS 드라마 ‘상어(2013)’에서는 오해우(손예진 분)만 12년 간 바라보고 해우의 마음속에 다른 남자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든 것을 이해하고 겉을 지키는 오준영 캐릭터를 맡기도 했다.
그의 이런 노력은 작가 김수현에게 인정받았다. JTBC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2012)’에 이어 SBS 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2013)’에 합류해 ‘연기 못하면 들어 갈 수 없다’는 김수현 사단에 확고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후 하석진은 배우 하석진이 아닌 인간 하석진을 보여주기 위해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택했다. 집안 가득 쌓여있는 맥주 캔, 중고거래를 자주 이용하는 알뜰남, 똑똑한 공대생 면모 보다는 허당 매력으로 친근감까지 쌓았다.
‘혼술’에서 하석진은 다년간 작품으로 보여준 배우 하석진과 예능프로그램으로 느낄 수 있었던 인간 하석진의 면모를 적절히 녹여냈다. 마지막 방송까지 단 한 회 밖에 남지 않은 ‘혼술’에 담길 마지막 진정석의 모습과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맥스 드라마 ‘1% 어떤 것’에서 이재인으로 분한 하석진의 연기 내공이 기대 된다. / coz306@osen.co.kr
[사진] tvN, 혼술남녀 방송캡처, 영화 스틸컷, 상어 방송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