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3] 박용택-히메네스 침묵, 이긴 LG의 과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0.24 23: 16

중심타자들이 침묵한 LG가 허무하게 가을 야구를 마감할 뻔했다. 박용택, 히메네스가 속 시원한 타격을 해주지 못했다. 간신히 벼랑에서 탈출한 LG로서는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일이다.
박용택과 히메네스는 올 시즌 LG 타선을 이끌어가는 핵심이었다. 전반적으로 강하지 않은 LG 타선의 활로를 뚫어주는 몫을 톡톡히 했다. 여기에 오지환이 가세했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5할의 맹타를 휘두르며 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베테랑 박용택 또한 타율 4할로 좋은 가을 타격감을 이어갔다.
두 선수는 3·5번 타순에 투입되는 경우도 많아 LG 중심타선의 알파이자 오메가로 평가됐다. 여기에 히메네스는 꾸준히 4번으로 투입됐다. 양상문 감독은 3차전에서 박용택, 히메네스, 오지환 순으로 중심타선을 꾸렸다.

마산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박용택과 오지환은 안타 하나도 신고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3차전도 전반적인 흐름이 좋지 않았다. 두 선수의 침묵 속에 LG는 답답한 경기 양상을 이어갔다. 4회까지만 만루 기회를 세 번이나 잡았으나 득점은 1회 2사 만루에서 채은성의 밀어내기 볼넷 하나였다. 오지환은 볼넷 3개를 고르며 활발하게 출루했으나 3번 박용택의 활약이 저조했다.
박용택은 1회 무사 1,2루에서 우익수 방면으로 큰 타구를 날렸으나 더 뻗지는 못하고 아웃됐다. 4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1사 1루서 타석에 들어섰으나 유격수 뜬공에 그쳤다. 6회 1사 1루 상황에서도 바뀐 투수 원종현을 상대로 중견수 뜬공에 머물렀다. 잘 맞은 타구도 야수 정면으로 가는 등 전체적으로 운이 따르지 않았다.
1-1로 맞선 8회에도 힘겨웠다. LG는 선두 문선재의 내야안타와 이천웅의 몸에 맞는 공으로 무사 1,2루 기회를 맞이했다. 여기서 LG는 박용택에게 희생번트 사인을 낸 것으로 보였다. 다만 이민호의 제구가 흔들리며 공이 원바운드로 박용택의 발에 맞아 무사 만루가 됐다.
4번 히메네스가 고개를 숙였다. 첫 두 타석에서는 안타를 치지 못했으나 4회 세 번째 타석에서 좌중간 안타를 친 것에 이어 6회 네 번째 타석에서는 좌익수 옆 2루타를 치며 장타도 생산했다. 그러나 1-1로 맞선 8회 무사 만루에서 3루수 방면 병살타를 쳤다. 3루 주자 문선재가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로 홈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았으나 심판합의판정 결과 아웃으로 번복됐다.
이날 4개의 사사구를 고르며 분전한 오지환도 9회 김태군의 유격수 땅볼 때 공을 뒤로 빠뜨리는 치명적인 실책으로 위기를 자초할 뻔했다.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선두타자 출루하는 점에서 가슴 철렁한 순간이었다.
다만 연장 11회에는 끝내기의 발판을 마련하며 기분 전환의 계기를 만들었다. 박용택은 끝내 반등하지 못했지만 선두 히메네스가 볼넷을 골랐고 오지환은 중전안타로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첫 안타를 신고했다. 결국 대타 양석환이 투수 앞 끝내기 안타를 치며 승부를 4차전으로 몰고 갔다. /skullboy@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