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라이트급 수비들이 경기를 막판까지 접전으로 흐르게 했다.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는 LG가 11회말 끝내기로 2-1 승리를 거뒀다. 비록 투수들은 많은 볼넷과 몸에 맞는 볼을 내주는 답답한 투구를 했지만 양 팀은 수비와 주루 플레이에서 세밀한 움직임을 보이며 중요한 경기다운 집중력을 유지했다.
LG는 1회말부터 과감한 주루플레이를 펼쳤다. NC 선발 장현식의 제구 불안 속에 선두 문선재와 이천웅이 연속 볼넷으로 나갔고, 박용택은 외야 우측으로 멀리 뻗는 플라이를 날렸다. 이때 두 명의 주자가 모두 한 베이스씩 진루에 성공했다.
우익수 나성범이 박용택의 타구를 잡을 때 워닝 트랙 근처까지 간 만큼 2루 주자가 3루에 가는 것은 막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1루에 있던 이천웅이 2루까지 가는 플레이는 사전에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하기 힘든 선택이었다. 하지만 LG는 어렵게 한 베이스를 가고도 1회말 1득점에 그치며 확실한 리드를 하지 못했다.
과감한 주루 플레이는 NC에서도 나왔다. 6회초 2사에 볼넷으로 출루한 박석민은 포수 정상호의 포일이 나오자 적극적으로 뛰어 2루에 도달했다. 1루와 득점권의 차이가 투수에게 주는 압박감의 크기는 다르다. 이 포일 후 NC는 손시헌의 볼넷과 김태군의 중전적시타로 1-1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
LG가 달아나지 못한 배경 속에는 NC의 멋진 외야수비도 한몫을 했다. NC는 3회말 2사 1루 정상호 타석에서 3루수와 유격수 사이 깊숙한 곳으로 땅볼이 온 것을 손시헌이 잡아 1루에 던졌지만 1루수 에릭 테임즈가 잡지 못했다. 이는 유격수 송구 실책으로 기록됐고, 상황은 2사 1, 3루로 변했다.
후속타자 김용의는 외야 가운데로 가는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다. 중전안타가 될 수도 있던 타구였지만 앞으로 달려 나오던 중견수 김준완이 앞으로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해 잡아냈다. 일단 이 캐치만으로 최소 1점은 막은 것이었다. 만약 중전안타가 됐다면 이후 최금강의 투구 결과에 따라 추가 실점도 따를 수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김준완이 방지한 실점은 1점이 아닐 수도 있다.
8회말에는 나성범이 패배를 막았다. 1-1로 맞서던 2사 만루에 나온 채은성의 타구가 외야 우측에 떨어지는 것으로 보였으나 우익수 나성범은 3회말 김준완이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몸을 날려 타구를 글러브 안에 넣었다. 1점도 치명적일 수 있는 상황에서 나성범은 홈런만큼 귀중한 수비를 해냈다.
가장 결정적인 타구를 잡은 것은 안익훈이었다. 11회초 2사 1, 2루에 나성범은 외야 가운데 펜스까지 타구를 보냈지만 안익훈은 방향을 뒤로 돌려 한참을 따라간 뒤 기적처럼 타구를 잡아냈다. 주자 2명이 홈을 밟을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1-1이 유지됐다. LG는 11회말 끝내기로 결승점을 뽑았는데, 그의 결정적 수비가 승리의 발판이었다. /nick@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