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흐름의 스포츠다. 국가대표 박은선이 경기 도중 부상으로 이탈한 이천 대교가 우승 문턱에서 눈물을 흘렸다.
인천 현대제철은 24일 인천남동경기장서 열린 2016 IBK기업은행 WK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서 비야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대교를 4-0으로 완파했다. 앞서 1차전서 0-0으로 비겼던 현대제철은 합산 스코어 4-0으로 앞서며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2013년부터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제패한 뒤 올해까지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이루는 위업을 달성했다.
새 역사다. 지난 2009년 WK리그가 출범된 이후 현대제철이 통합 3연패를, 대교가 2009, 2011, 2012년 3번의 우승을 차지했지만 4번의 우승과 4연패의 영광을 차지한 팀은 없었다. 현대제철이 그 어려운 V4를 통합 우승으로 해냈다.
현대제철과 대교의 전력은 백지 한 장 차이다. 비등하지만 굳이 우세한 쪽을 따지자면 전현직 국가대표와 걸출한 두 외국인 선수 비야-따이스를 다수 보유한 현대제철에 무게가 실린다.
대교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성공적으로 보직 변경한 박은선과 그의 짝 심서연 그리고 골키퍼 전민경 등 국가대표 라인이 지키는 뒷마당은 물 샐 틈이 없다.
국가대표 권은솜, 문미라, 김아름 등을 앞세워 짧은 패스로 남자팀 못잖은 아기자기한 플레이를 즐겨하는 미드필드진과 이현영, 장신 공격수 썬데이가 버티고 있는 앞선 또한 현대제철과 비교해도 전혀 무게감이 떨어지지 않는다.
대교는 앞서 챔프전 1차전서도 0-0으로 비겼지만 수많은 찬스를 놓치며 아쉬움을 삼켰을 정도로 우수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대교는 2차전서 박은선의 뜻하지 않은 부상 아웃에 발목이 잡혔다. 주축 수비수인 박은선은 전반 22분 만에 부상으로 쓰러진 뒤 절룩거리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잠시 수적 우세를 점한 현대제철은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24분 코너킥 찬스서 김나래의 헤딩 슈팅이 골키퍼에 막혔지만 비야가 리바운드 슈팅으로 대교의 골망을 흔들었다. 3분 뒤엔 따이스의 프리킥을 유영아가 머리에 정확히 맞히며 2-0으로 달아났다. 챔프전의 향방을 가른 결정적 두 장면이었다.
복수혈전을 벼른 대교에 에이스 박은선의 부상 아웃은 너무나 뼈아팠다./dolyng@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