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 이글’ 후 메이저 우승...‘이글 퀸’ 김해림, “다시 달걀 먹어야 할까 봐요”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6.10.23 18: 41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삶은 달걀을 먹어 ‘달걀 골퍼’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김해림(27, 롯데), 상금으로 기부를 많이 해 ‘기부 천사’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그런 김해림이 또 하나의 별명을 가져야 할 판이다. ‘이글 퀸’이다. 
김해림은 23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 6,800야드)에서 벌어진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8억 원, 우승상금 1억 6,000만 원) 최종라운드에서 샷 이글을 잡은 후 생애 첫 메이저 우승컵 사냥에 성공했다. 김해림은 지난 5월의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도 최종라운드 5번홀에서 샷 이글을 잡은 후 KLPGA 투어 첫 우승 소망을 이뤘다. 
김해림도 ‘샷 이글 후 우승’ 등식의 느낌이 좋았던 모양이다. 우승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6번 홀 샷 이글에 성공하면서 교촌 대회가 생각이 났다. ‘내가 우승하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 말이다. 오늘 또 결과가 좋게 나왔으니 ‘최종 라운드에서 샷 이글하면 내가 우승이다’는 생각을 가져도 될 듯하다”고 말했다. 

‘달걀 골퍼’라는 별명은 갖고 있지만 사실 올 시즌엔 삶은 달걀을 먹지 않았다. “올 해 달갈은 완전 끊었다”는 김해림은 “요즘 거리가 안 나와서 겨울에 계란을 다시 먹어야 할까 봐요”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샷 이글 후 우승’이라는 등식은 닮았지만 김해림은 이미 지난 5월의 김해림이 아니었다. 우승에 대한 압박감이 사라진 뒤였고 많은 갤러리의 응원을 받으며 경기를 하는 것도 익숙해졌다. 
더구나 이번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는 ‘대세’ 박성현과 같은 조로 경기를 펼쳤다. 이날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는 올 시즌 ‘최대 인파’로 파악 될 정도로 엄청난 수의 갤러리들이 몰려 들었다. 특히 이날은 갤러리들이 지르는 함성 소리의 데시벨 자체가 달랐다. 그런 환경에서도 김해림은 흔들림 없이 경기를 펼쳤고, 통산 2번째 우승컵까지 들어 올렸다. 
김해림 스스로도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있었다. 김해림은 “요즘 대세인 박성현이 초반에 잘 치고 나가는 모습을 보며 어려운 게임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수많은 갤러리에 둘러싸여 경기를 하면서 나 또한 강해졌구나, 익숙해 졌구나 생각했다. 주변 상황을 예민하게 받아들였다면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달라진 김해림을 확인한 것은 이번 대회에서 캐디 구실을 해 준 지유진 롯데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지 감독은 김해림의 캐디가 동생 결혼식 때문에 아일랜드로 간 사이 김해림의 캐디백을 멨다. 
지유진 감독은 “예전에 비해 공격적인 퍼팅을 한다는 점이 확실히 달라졌다. 예전에는 샷도 짧았고 퍼팅도 짧아서 생기는 미스가 많았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세다 싶을 정도로 강한 퍼팅을 했다. 연장전에서 버디가 된 퍼팅도 그랬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해 내는 모습에서 확실히 성장한 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 시즌 목표로 한 것을 다 이뤄 더 이상은 대회에 안 나와도 되겠다”고 웃으며 말하는 김해림은 사실 고민이 있다. 왼쪽 무릎이 성치 않다. 지난 해 헬스 트레이닝을 하다가 넘어지면서 왼쪽 후방 십자 인대가 80% 가량 끊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올해 시즌이 3게임 정도가 남았는데, 재활 잘 하면서 건강하게 시즌을 마무리 했으면 좋겠다. 수술 여부는 시즌 끝내고 상황을 봐서 결정할 계획이다. 생각 같아서는 수술 없이 재활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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