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 찾아가는 SK, 잔류 설득 총력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0.23 13: 00

‘MLB행 미련’ 켈리, 설득 위해 단장 발걸음
켈리도 SK에는 만족, 재계약 사인 받을까
SK가 외국인 에이스 메릴 켈리(28)의 잔류에 총력전을 벌일 태세다. 구단 고위 관계자가 직접 미국에서 켈리를 만난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이다. SK의 정성에 켈리가 고개를 끄덕일지 주목된다.

민경삼 SK 단장은 외국인 감독 후보자 면접과 내년 팀에서 뛸 외국인 선수 물색을 위해 지난 19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현재 예정됐던 세 명의 지도자와 면접을 모두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귀국 일정은 유동적이다. 외국인 선수 계약을 위해서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켈리의 잔류다. 민 단장이 직접 켈리를 찾아가기로 했다.
켈리는 지난 2년 동안 SK의 우완 에이스로 제 몫을 다했다. 메이저리그(MLB) 경력이 없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리그 정상급 위용을 뽐냈다. 지난해 30경기에서 11승10패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한 켈리는 올해 31경기에서 200⅓이닝을 던지며 9승8패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했다.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아 10승 달성은 실패했지만 최정상급 투수로 인정받았다. 꾸준함, 구위, 성품 등에서 모두 최고였다. "SK 역사상 가장 성공한 외인 스카우트 중 하나"라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
실제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가 집계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켈리는 5.84를 기록, 리그 전체 6위에 올랐다. 투수로는 헥터 노에시(KIA·6.91)에 이어 전체 2위였다. 이런 켈리를 붙잡는 것은 SK 겨울의 지상과제 중 하나가 될 수밖에 없다. 100만 달러 이상의 금액을 써도 켈리만한 선수를 데려온다는 보장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켈리는 SK 생활에는 만족하고 있다. KBO 리그의 전반적인 환경에도 좋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MLB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다. 보통 MLB 구단들은 선수들의 전성기를 26~30세 정도로 본다. 그 후로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그런 측면에서 켈리는 MLB 데뷔라는 자신의 꿈을 이룰 마지막 시기가 지나가고 있다. 정규시즌 종료 후 미국으로 떠난 켈리는 MLB 구단들의 오퍼를 기다려보고 자신의 거취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SK는 이런 켈리의 마음을 돌려놓기 위해 안간힘이다.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했고, 외인 면접을 마친 민 단장이 서부로 이동해 켈리를 직접 만난다. 새로운 선수 영입이 아닌, 기존 선수 재계약은 주로 구단과 에이전트 사이에서 끝난다. 단장이 직접 미국에서 해당 선수를 만나 설득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그만큼 구단의 진정성과 성의를 보여주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내년 계약 조건 제시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SK는 켈리 잔류에 힘을 쏟는 한편 새 외국인 물색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시즌 중 스카우트들이 지속적으로 후보자들의 상태를 체크해왔다. 리스트는 어느 정도 완성됐다. 시간이 지나면 국내 다른 팀들에게 뺏길 수도 있고, 혹은 미국 팀들과 계약할 수도 있어 타이밍이 생명이다. 좌완 브라울리오 라라의 퇴출은 확정된 가운데, SK는 일단 헥터 고메즈 카드를 손에 쥔 채 새 외인 내야수를 우선적으로 살펴보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다만 좋은 유격수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점은 난관이 될 수 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