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투구를 했다. 단지 타자가 투수의 완벽한 공을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그래서 패전투수가 됐다.
LG 트윈스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가 홈런 한 방으로 무너졌다. 허프는 22일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97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6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지만, 7회 박석민을 넘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허프는 1회부터 NC 타자들에게 외야 펜스로 향하는 큰 타구를 허용했다. 특유의 몸쪽을 공략하는 공이 가운데로 몰렸다. 그러자 허프는 체인지업의 비중을 높여 NC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아갔고, 로케이션도 잡았다. 2회말 1사 1루에서 권희동을 체인지업으로 3루 땅볼 병살타 처리한 후 투구 밸런스를 완벽히 잡았다.
이닝이 거듭될수록 굳건했다. 4회부터 6회까지 3이닝 연속 삼자범퇴 행진을 했다. 키포인트로 보였던 박민우 나성범 테임즈 NC 좌타자들을 압도했다. 7회말 첫 볼넷이 나왔을 정도로 투구수를 아끼며 긴 이닝을 소화했다. 그런데 언제나 그랬듯 볼넷이 불행의 씨앗이 됐다. 허프는 7회말 2사 1루에서 박석민에게 몸쪽에 꽉찬 148km 패스트볼을 던졌다. 그런데 박석민이 이 공을 좌측 펜스를 넘기는 투런포로 만들었다. 훌륭한 투구, 더 훌륭한 타격이었다.
허프는 자신의 투구관에 대해 “어릴 적부터 톰 글래빈, 그렉 매덕스와 같은 투수들을 좋아했고 이들과 비슷한 투구를 하려고 노력했다. 두 투수는 내 롤모델이다”며 “항상 정확한 컨트롤을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투구관에 입각한 최고의 공을 던졌지만, 결과가 따라오지 않았다. / drjose7@osen.co.kr
[사진] 창원 =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NC 구단 제공 홈런 그래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