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대타작전이었다.
NC는 21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0-2로 뒤진 9회말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3-2로 승리를 따냈다. NC는 이로써 1차전을 잡으면서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향해 교두보를 마련했다.
말 그대로 9회의 드라마였고 주역은 베테랑 대타 이호준이었다. 0-2로 뒤진 9회말 LG는 소방수 임정우를 올렸다. 승리를 지키기 위한 전형적인 기용법이었다. 선두타자 박민우가 중견수 앞으로 안타를 날려 기회를 잡았다. 이어 권희동이 3유간을 빠지는 안타로 1,3루 동점기회를 만들었다.
조영훈이 번트를 대지못하고 삼진아웃으로 물러났다. 여기서부터 NC의 공세가 휘몰아쳤다. 지석훈이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로 한 점을 추격했다. 무사 1,2루 역전 기회까지 얻어냈다. 그러나 조영훈이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달아오르는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여기에서 김경문 감독은 아껴둔 카드를 꺼내들었다. 40세 8개월의 대타 이호준을 내세운 것이다. LG 투수 김지용은 볼 3개를 던져 승부를 피했다. 그러나 연속으로 슬라이더를 가운데에 꽃아넣어 풀카운트 접전을 이끌었다. 6구 슬라이더가 다시 들어가는 순간 이호준의 방망이가 짧게 돌았다.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동점적시타였다.
수세에 몰린 LG는 손시헌을 고의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작전을 썼다. 그러나 넘어간 분위기를 되돌리지 못했다. 용덕한이 스퀴즈 번트 시도에 이어 3루수 옆으로 빠지는 끝내기 안타를 터트렸다. 8회까지 무득점에 그쳤던 타선이었지만 9회 휘몰아치는 타선을 앞세워 대역전 승리를 이끌어냈다.
이호준은 이날 선발라인업에서 빠졌다. 대신 중요한 순간에 대타 투입을 예상했다. 그러나 여러번의 기회에서 이호준의 대타 카드를 쓰지 못했다. 팀 타선은 찬스에서 병살타 2개가 나오며 무득점 행진을 펼쳤다. 이호준 카드를 써보지도 못하고 첫 경기를 넘겨주는 듯 했다.
그러나 9회 결정적인 순간에 기회가 찾아갔다. 이호준은 베테랑답게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팀에게 귀중한 대역전 1승의 발판을 놓았다. 지석훈과 끝내기타를 터트린 용덕한까지 왜 베테랑 선수가 큰 경기에 중요한 지를 보여준 경기였다. 그리고 이호준 가을의 힘은 여전했다. /sunny@osen.co.kr
[사진] 창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