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1 MOMENT!] '승리확률 9%' NC, 극적인 9회 역전극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0.21 22: 05

야구는 27개의 아웃카운트마다 나오는 상황과 상황이 모여 경기 결과를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승리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플레이는 무엇이었을까.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의 게임 분석을 통해 NC와 LG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나온 결정적 순간을 돌아봤다.
팽팽한 투수전, 공룡의 더딘 발걸음(3·4회)
정규시즌 2위 NC는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마운드는 체력적으로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타선은 주포 테임즈의 징계 결장에 이어 실전감각 저하라는 변수가 있었다. 정규시즌이 끝난 뒤 꽤 오랜 기간 쉬었고, 여기에 상대 선발이 강속구를 던지는 헨리 소사라는 점도 변수였다. 이런 지적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NC는 3회와 4회 찾아온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경기가 어렵게 풀렸다.

3회 55.5%의 승리확률로 시작한 NC는 1사 후 손시헌이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치며 승리확률을 57.6%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1사 2루에서 적시타가 없었다. 김태군이 유격수 땅볼, 이종욱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4회 기회는 더 좋았다. 선두 나성범이 우전안타(60.2%), 박민우가 우전안타(70.1%)를 치며 무사 1,2루를 만든 것. 이날 들어 승리확률이 가장 높아졌다. 하지만 권희동이 삼진, 박석민의 3루 땅볼, 조영훈의 중견수 뜬공으로 후속타가 나오지 않으며 승리확률은 50%, 제자리로 돌아갔다.
부진의 히메네스, 결정적 한 방의 힘(7회)
6회까지 점수를 내지 못하며 답답함을 이어간 것은 LG도 마찬가지였다. “한 방 싸움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을 일반적으로 내놓을 수 있는 흐름이었다. 침묵을 깬 것은 LG, 그리고 히메네스였다. 전반기 쾌조의 흐름을 잇지 못한 채 후반기 부진에 빠진 히메네스는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서도 그다지 좋은 감은 아니었다. 이날도 2타수 무안타. 하지만 7회 세 번째 타석에서 이날 위력을 발휘했던 해커의 커터(137㎞)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쳐냈다.
타구의 각이 높기는 했지만 결국 힘으로 넘긴 타구였다. 50%였던 LG의 승리확률은 단번에 19.6%가 상승, 69.6%가 됐다. 이날 들어 승리확률이 단 한 번도 60%를 넘겨본 적이 없었던, 즉 주도권을 잡아본 적이 없었던 LG가 홈런 한 방의 힘으로 NC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간 셈이었다.
LG의 투수교체 적중, 주저앉은 NC(7회)
0-1로 뒤진 NC는 곧바로 반격했다. 7회 선두 박석민이 몸에 맞는 공으로 나갔다. 소사로서는 굉장히 기분이 나쁜 피출루. 7회 시작 당시 승리확률이 35.9%였던 NC는 이 몸에 맞는 공 하나로 승리확률이 43.5%로 크게 뛰었다. 동점으로 갈 확률이 생각보다 높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1사 후에는 김성욱이 좌전안타를 치며 43.9%까지 승리확률을 회복했다. 하지만 여기서 양상문 감독은 정찬헌으로 투수를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정찬헌이 손시헌을 3루수 방면 병살타로 요리하고 불을 껐다.
병살타 하나로 NC의 승리확률은 25.1%까지 가라앉았다. 43.9%에서 무려 18.8%가 떨어졌다. 한 플레이로는 이날 들어 가장 큰 폭의 저하였다. NC의 승리확률은 8회 정상호의 솔로포와 함께 13.2%까지 더 떨어졌다. NC는 8회에도 1사 1루의 마지막 기회를 잡았지만 나성범의 병살타로 주저 앉았다. 승리확률은 7.2%. 사실상 흐름은 LG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그러나 야구는 9회까지 하는 스포츠였다.
9%에서 100%로, NC의 9회 역전극(9회)
0-2로 뒤진 NC가 9회 마지막 공격을 맞이할 당시의 확률은 9%였다. LG는 마무리 임정우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중심타선이기는 했지만 박석민이 이미 교체된 상황이었고, 장타를 기대할 만한 타자가 마땅치 않았다. 하지만 NC도 끈질겼다. 박민우의 중전안타(18%), 폭투에 이은 권희동의 좌전안타(33.5%), 그리고 지석훈의 우전 적시타(51.9%)로 단번에 승리확률을 높였다. 1점 뒤진 상황에서 무사 1,2루. 뒤집을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의미였다. 실제 무사 1,2루에서의 기대 득점은 1.7점 정도다. 평균만 해도 끝내기 승리라는 뜻이었다.
여기서 대타 카드도 적중했다. 허리통증으로 빠졌던 이호준이 김지용과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우전 적시타를 쳐 동점을 만들었다. 이제는 끝내기 승리가 보였고, 손시헌의 고의사구로 만들어진 1사 만루에서 용덕한의 끝내기 안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창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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