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리그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지녔다고 평가되는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그 안에서 최고 기량을 뽐내는 봇 듀오를 꼽자면 SK텔레콤의 ‘뱅’ 배준식-‘울프’ 이재완과 ROX의 ‘프레이’ 김종인-‘고릴라’ 강범현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이 네 명의 선수가 22일 미국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리는 ‘2016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4강전서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펼친다.
초반 탑 1차 타워 강화, 타워 선취점 등의 패치가 이뤄지면서 맞라인전이 강제된 만큼 선수들의 라인전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시 여겨지고 있다. 특히나 봇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딜 교환이나 2대 2 전투는 이번 롤드컵에서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선수들의 만남은 당연히 큰 기대를 모을 수 밖에 없다.
SK텔레콤의 원거리 딜러 ‘뱅’ 배준식은 ‘페이커’ 이상혁과 함께 팀의 캐리 라인을 담당하고 있다. 쉽게 죽지 않는 안정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쏟아내는 딜량은 그의 압도적인 KDA로 증명할 수 있다. 2016 LCK 스프링과 서머 정규 시즌 동안 평균 1.4데스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고, 평균 KDA는 6.3으로 상위권에 올라있다. 이번 롤드컵 조별예선서(KDA 12.2)도 지난 시즌(KDA 71)에 이어 2연속 KDA 1위를 차지했다.
배준식이 죽지 않고 활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1등 공신은 그의 서포터 ‘울프’ 이재완이다. 라인전, 합류, 시야 장악, 한타 등 모든 면에서 약점을 찾아볼 수 없는 이재완은 특히 라인전이 중요해진 현 메타에서 나미, 카르마, 자이라 등 강력한 챔피언을 꺼내 들어 맹활약하고 있다.
공격적인 성향이 짙은 ROX 뒤를 든든히 지켜주고 있는 팀의 ‘어머니’, ‘고릴라’ 강범현은 역시 약점 없는, 소리 없이 강한 서포터다. 특히 아군을 보호하는 데에 있어선 최고라 꼽힐 정도. 이번 롤드컵에서는 메타에 맞는 카르마, 자이라 류의 서포터도 곧잘 다루는 모습을 보였다.
‘프레이’ 김종인은 뛰어난 캐리력을 보유한 ‘스멥’ 송경호와 안정감이 강점인 ‘쿠로’ 이서행의 중간다리 느낌의 원거리 딜러다. 송경호가 주춤할 때는 폭발적인 개인 기량을 뽐내며 팀의 승리를 이끌고, 팀이 불리한 상황에 놓였을 땐 적절한 슈퍼 플레이로 성장 시간을 벌기도 한다. 롤드컵 최다 진출(4회)에 빛나는 베테랑답게 국제 무대임에도 기복 없는 플레이도 강점이다.
8강서 중국의 내로라하는 봇 듀오(‘마타-우지’ ‘데프트-메이코’)를 꺾고 올라온 만큼 네 선수의 기세와 기량은 하늘을 찌를 것이다. 자존심을 건 라인전 싸움에서부터 피지컬의 절정을 볼 수 있는 한타 구도까지, ‘뱅-울프’와 ‘프레이-고릴라’ 중 더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칠 커플은 어디가 될 것인지 주목해보자. /yj01@osen.co.kr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뱅’ 배준식, ‘울프’ 이재완, ‘프레이’ 김종인, ‘고릴라’ 강범현. /라이엇게임즈 플리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