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선발야구가 최대무기’ LG, 정공법으로 KS 향한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10.21 06: 31

선발투수 충분한 휴식 주면서 로테이션 유지
선발야구로 PO 넘어 KS까지 바라봐
특별한 비책은 없다. 선발투수들이 호투하는 게 확실한 승리공식이다. LG 트윈스가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선발야구’로 돌파하려 한다.

양상문 감독은 지난 20일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1차전 선발투수로 헨리 소사를 예고했다. 그리고 2차전에는 데이비드 허프를 등판시킬 것을 암시했다. 더불어 3차전 선발투수는 류제국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양 감독은 1차전 선발투수로 허프가 아닌 소사를 낙점한 것에 대해 “3번을 이겨야 한다. 때문에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가기로 했다”며 “허프를 1차전에 넣으면 소사가 너무 많이 쉬게 된다. 허프가 1차전에 나가면 4일 쉬고 5일째 5차전에 나가야 한다. 지금 승부수를 던지기에는 빠를 것이라 봤다. 정상적으로 소사로 가고, 허프를 좋은 컨디션으로 등판시키기 위해 이렇게 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준플레이오프 4차전처럼 플레이오프서도 빠르게 불펜진을 가동할 수 있냐는 질문에 “당시에는 류제국 선수의 컨디션이 안 좋다고 봤다. 다음 경기에서 류제국 선수가 더 좋은 컨디션에 던지기 위해선 빨리 바꾸는 게 좋다고 생각했었다. 플레이오프서도 될 수 있으면 선발투수를 길게 끌고 갈 것이다. 하지만 그게 안 된다면 다시 불펜진을 적극적으로 가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로써 LG 선발진의 플레이오프 시리즈 등판은 다음과 같이 이뤄진다. 소사가 지난 13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등판 후 7일을 쉬고 21일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 나선다. 지난 16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투수였던 허프는 5일 휴식 후 오는 22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 등판한다. 류제국은 지난 17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서 짧게 던졌고, 6일을 쉰 다음 24일 플레이오프 3차전에 나간다. 허프를 플레이오프 1차전과 5차전에 투입하는 방법도 있었으나, 양 감독은 선발투수 모두가 최상의 컨디션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것에 중점을 뒀다.  
그만큼 양 감독은 선발투수들의 페이스가 좋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올 시즌 내내 기복을 보였던 소사는 최근 투구폼에 변화를 주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투구시 상체의 회전을 크게 했고, 이후 구위와 제구가 함께 향상됐다. 정규시즌 마지막 3번의 선발 등판서 모두 3실점 이하를 기록했으며, 지난 13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선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후 소사는 “경기에 매일 나갈 수 있을 정도로 정도로 컨디션이 좋다”면서 “상체를 크게 틀게 된 것은 타자에게 내 버릇을 간파당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구종을 감추기 위해 글러브를 최대한 숨기면서 던지고 있고,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허프와 류제국의 활약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허프와 류제국 원투펀치로 인해 LG는 후반기 승률 2위(37승 26패 1무·승률 0.587)로 치고 올라갔고, 포스트시즌 무대에도 설 수 있었다. 후반기 허프는 12경기 73이닝 7승 2패 평균자책점 3.08, 류제국은 13경기 75이닝 8승 3패 평균자책점 3.36을 찍었다.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까지도 둘은 호투를 반복했다. 허프는 와일드카드 1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자책, 류제국은 와일드카드 2차전서 8이닝 무실점했다. 그리고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선 허프가 7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그런데 류제국이 준플레이오프 4차전서 2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되며 흐름이 깨졌다. 
일단 양 감독은 류제국의 부진이 일시적인 현상이라 판단, 플레이오프 3차전에선 이전의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 중이다. 류제국은 이따금씩 구위가 떨어지고 투구 밸런스가 무너진다. 하지만 다음 등판에선 언제 그랬냐는 듯 살아나곤 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10월 1일 잠실 SK전에서도 3⅔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었다. 그런데 다음 등판인 10월 11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선 KIA 타자들에게 8회까지 안타 하나만 맞으며 실점하지 않았다. 열흘 휴식 후 최고의 투구를 펼친 것이다. 
결국 류제국이 호투할 수 있는 조건은 충분한 휴식이다. 류제국은 올 시즌 4일 휴식 후 등판한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52, 5일 휴식 후 등판한 15경기에선 평균자책점 3.45를 찍었다. 양 감독은 다가오는 플레이오프 3차전서 6일을 쉰 류제국의 호투를 예상하고 있다. 
올 시즌 LG는 선발투수들의 집단호투를 통해 두 차례 긴 연승을 달성했다. 5월 13일부터 20일까지 6연승에 성공했고, 이 기간 LG 선발진은 평균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했다. 그리고 8월 3일부터 12일까지 9연승 기간에는 51⅔이닝 평균자책점 2.96을 찍었다. 정규시즌 막바지 순위 경쟁서도 소사 허프 류제국의 집단호투로 4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선발투수가 활약해 경기 초중반 흐름을 가져가고, 불펜진도 아끼며 연승공식이 만들어졌다. 선발야구가 LG의 최대무기인 것이다.  
때문에 양상문 감독은 포스트시즌서도 선발야구를 추구하고 있다. 선발투수들이 가장 좋은 컨디션에서 등판하도록 로테이션을 유지한다. 선발투수가 이닝을 길게 가줘야 불펜투수들도 무리하지 않고, 경기 중후반을 책임다는 계산이다. 그리고 때로는 선발투수가 조기강판 됐을 때 불펜 총력전도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한국시리즈까지 바라본다. 강상수 투수코치는 “기본적으로 포스트시즌에선 80% 정도는 지금 라운드에 치중하고, 20% 정도 다음 라운드에 신경 쓰는 운용을 하고 있다. 지금 당장 100% 전력을 다해 이겨 놓고, 다음 라운드서 힘없이 물러나는 모습을 보이기는 싫다”고 이야기했다. LG가 계획처럼 선발야구를 앞세워 플레이오프를 통과한다면, 한국시리즈서도 두산에 쉽게 물러나지 않는 경기를 할 것이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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