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PO 맞짱] 신바람 LG, 객관적 열세 뒤집을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0.21 09: 00

신바람을 탄 LG가 플레이오프 무대에 올랐다. 정규시즌 1위 두산과의 역사적인 ‘잠실 한국시리즈’를 만들기 위해서는 2위 NC를 꺾어야 한다. 그라나 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는 NC는 분명 만만치 않은 상대다.
객관적인 전력은 NC의 우세다. 부인하기 어렵다. 시즌 전적도 NC가 9승6패1무로 앞서 있다. 충분한 휴식도 취했다. 그러나 LG의 신바람은 그 ‘객관적 전망’을 계속 비웃어왔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NC도 이런 저런 사건에 뒤숭숭하다. 선발 자원인 이재학이 결국 엔트리에서 빠졌고, 주포인 테임즈도 음주운전 징계로 1차전에는 나설 수 없다. 정규시즌 승차(12.5경기)는 생각하지 않고 이번 시리즈를 보는 것이 옳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포지션별 기상도를 살펴봤다.
선발진 : LG 우세

NC는 에릭 해커와 잭 스튜어트라는 좋은 외국인 투수들이 버틴다. 이들에게 걸리는 기대가 크다. 1·2선발만 놓고 보면 LG에 밀릴 이유가 전혀 없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앞서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다만 NC는 이재학이 여론의 부담을 느낀 탓에 이번 엔트리에서 빠졌다. 3차전 이후로는 선발진 운영이 다소 머리 아플 수 있다. 불펜의 힘을 최대한 이용하겠지만 선발진 자체는 LG 쪽에 무게감이 실린다. LG는 반드시 선발이 경기를 만들어주고 불펜에 바턴을 넘겨야 승리 희망이 생긴다.
불펜진 : 백중세
NC의 올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은 리그 최고였다. 올 시즌 최고 마무리 투수 중 하나인 임창민을 중심으로 한 불펜이 탄탄하다.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는 점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LG를 상대로 한 전적도 전반적으로 좋았다. 다만 피로도는 예상하기 쉽지 않다. 이재학이 빠진 상황에서 두 외국인 선수가 선발로 나서지 않는 날에는 불펜을 총동원하는 시나리오도 그릴 수 있다. 장기전으로 가면 다소 불리해질 가능성이 있다. LG는 양질 모두 괜찮다. LG의 올 시즌 포스트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은 0.46이다. 물론 NC 타선을 상대로 이 성적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밀리지는 않을 공산이 크다.
포수 : LG 근소 우세
LG는 정상호 유강남, NC는 김태군 용덕한이 이번 포스트시즌에 나선다. NC는 김태군이 주전으로, 경험 많은 용덕한이 백업으로 임무를 나눌 전망이다. LG는 선발 등판하는 투수에 따라 주전 포수도 바뀌는 방식으로 임무가 나뉜다. 전반적으로 공격력에서 아주 큰 차이가 나지는 않지만 LG가 근소하게 앞서 있다. 포스트시즌 6경기를 치르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경험 많은 정상호는 꾸준히 안정된 리드다. 유강남은 준플레이오프 막판 일정에서 자신감을 찾았다.
1루수 : NC 우세
양석환과 정성훈이 번갈아가며 나설 것으로 보이는 LG지만 올 가을에는 그렇게 큰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여기에 NC는 1루 포지션에 리그 최고의 외국인 타자인 에릭 테임즈가 버틴다. 시즌 막판 음주운전 여파로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으나 기본은 해줄 수 있는 선수다. 테임즈가 빠질 1차전에 나서는 조영훈도 만만한 선수는 아니다. 올 시즌 LG전 상대 타율이 3할3푼3리다. 공격 생산력의 차이가 커 보인다.
2루수 : NC 우세
시즌 성적에서는 박민우가 앞선다. 121경기에서 타율 3할4푼3리, 55타점, 20도루의 활약을 선보였다. 포스트시즌에서 다소 약한 이미지가 있기는 하지만 큰 무대 경험이 쌓이고 있는 만큼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어볼 만하다. 박민우의 활약은 NC 타선의 전체적인 짜임새를 좌우할 가능성도 있다. 손주인은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타율 1할6푼7리로 전체적인 타격감이 좋지 않아 보였다. 타격에서는 반등이 필요하다.
유격수 : LG 근소 우세
손시헌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무대에만 무려 45경기에 뛰었다. 연도별로 다소 기복이 있기는 했으나 통산 타율도 2할7푼6리다. 가을에 약한 선수는 아니었다. 다만 오지환의 상승세가 무섭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타격감을 바짝 끌어올리며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수비 실책 몇 개가 있기는 했지만 팀이 시리즈를 이겼다는 점에서 심리적인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수비 안정감은 손시헌이 나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오지환의 이번 가을은 심상치 않다.
3루수 : NC 근소 우세
올해 32개의 홈런을 친 박석민은 거액 연봉 자격을 어느 정도 증명해냈다. 그렇게 큰 기복도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한국시리즈에서 자신의 이름값을 하지 못한 것이 걱정되는 대목. 그래도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만큼 기대를 걸어볼 수는 있다. 루이스 히메네스도 뛰어난 선수고 갈수록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공격 폭발력은 전반기만 못한 흐름이다. 타격 생산력이 박석민보다 나을 것이라 장담하기는 어렵다.
좌익수 : NC 우세
LG는 이천웅이 무난한 큰 실수 없이 가을을 끌어가고 있다. 다만 타격에서 확실한 보탬이 되지 못한 것은 아쉽다. 이천웅을 대체할 만한 후보자도 마땅치 않다. 반면 NC는 김종호와 김성욱이 좌익수 자리에 버틴다. 좌우 조합도 그렇고, 나름대로 자신들만의 확실한 색깔도 있어 기용이 용이하다는 장점은 있다. 양쪽 모두 포스트시즌 경험이 아주 많지는 않아 이 부분이 변수로 작용하기는 어렵다.
중견수 : NC 근소 우세
김용의는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3할1푼3리를 기록했다. 타율과 출루율이 같은 것은 아쉽지만 LG의 리드오프로서 나름대로의 제 몫은 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NC도 이 포지션은 자신감이 있다. 역전의 베테랑인 이종욱이 대기 중이다. 정규시즌 3할5리의 타율을 기록해 반등세를 알린 이종욱은 포스트시즌에서만 무려 66경기에 나선 선수다. 통산 타율도 2할8푼6리로 나쁜 편은 아니었다. 지난해 부진이 눈에 밟히기는 하지만 공·수·주 모두에서 약간씩의 우세는 점쳐볼 수 있는 포지션이다.
우익수 : NC 우세
LG의 고민은 채은성이 정규시즌만한 폭발력과 해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준플레이오프 막판 일정에서는 조금씩 타격감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인 끝에 2할8푼6의 타율로 시리즈를 마감했다. LG의 키를 쥐고 있는 선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NC는 국가대표 외야수 나성범이 오른쪽을 지킨다. 올 시즌 성적에서는 앞서 있다. 그러나 9월 이후 타율이 2할5푼4리에 머문 것이 불안요소. 나성범이 제 감각을 찾지 못하면 NC 중심타선 폭발력도 장담하기 어렵다.
지명타자 : LG 근소 우세
베테랑들이 맞부딪히는 포지션이다. 박용택과 이호준의 통산 정규시즌 출장 경기수만 합치면 무려 3779경기에 이른다. 박용택은 정확도, 이호준은 장타력에서 각각 우위를 점하고 있어 예상하기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올 시즌 상대 전적은 자신들의 평균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다만 양쪽 마운드가 강해 장타보다는 정확성에 의한 출루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이론적으로 박용택이 좀 더 유리한 환경을 쥘 수 있는 시리즈일 수 있다. 물론 이론은 이론일 뿐 예상하기 어렵다.
수비 및 주루 : NC 우세
수비는 NC쪽에 좀 더 안정감이 있다. 특히 외야 수비는 발과 강한 어깨 모두를 종합했을 때 꽤 차이가 난다. 드넓은 잠실에서 큰 무기가 될 것이다. 기동력도 NC가 좀 더 좋은 편이다. 자신있게 도루를 시도할 수 있는 선수도 좀 더 많다. 전반적인 베이스러닝의 짜임새도 이제 막 뛰는 야구를 시작한 LG보다는 낫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올 시즌 LG전 도루 성공률이 시즌 평균보다 떨어진다는 점(성공 8회, 실패 6회)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LG는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주루 부문에서 떨어지는 약점을 상대 작전 간파로 메웠다. 벤치의 싸움이 치열할 수 있다.
벤치 : NC 근소 우세
LG는 지금껏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대타로 그렇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정성훈 문선재 서상우 등을 벤치에 남겼으나 아주 큰 위압감을 주기는 어려웠다. 준플레이오프 엔트리를 그대로 가져온 LG라 어느 정도의 한계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타 요원은 NC 쪽이 좀 더 묵직하다. 모창민 조영훈 권희동 지석훈은 한 방을 갖추고 있는 타자들이다. 불펜의 양에서도 LG에 밀린다고는 볼 수 없다. 다만 LG는 NC가 가지지 못한 기세가 있다. 결국 이 기세로 넥센을 뒤집었다고 봐야 한다. NC로서는 마산 홈 2경기가 굉장히 중요할 수 있다. 단기전에서 상대의 기를 꺾지 못하면 객관적 전력 평가는 그다지 쓸모가 없을 수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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