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 말린스 외야수 스즈키 이치로(43)가 막역한 후배 구로다 히로키(41, 히로시마 도요카프)의 앞날을 응원했다.
구로다는 지난 18일 현역 은퇴를 발표했다. 구로다는 1996년 히로시마에 입단해 20년 동안 미국, 일본에서 통산 533경기에 등판한 백전 노장. 2015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잔류 요청을 뿌리치며 8년 만에 히로시마에 복귀해 '의리남'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은 24경기 10승8패 평균자책점 3.09를 기록했다.
올해 어깨, 발목 통증 속에서도 거둔 성적이라 여전히 일본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구위임을 입증했으나 그는 은퇴를 택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승을 하고 옷을 벗고 싶다. 2~3년 전부터 매년 은퇴한다는 기분으로 시즌을 맞았다"며 은퇴 의사를 밝혔다. 히로시마는 22일부터 니혼햄 파이터스와 일본시리즈를 치른다.
구로다는 18일 은퇴 공식 기자회견을 열기 전 열린 일본시리즈 대비 팀 훈련에서 동료들에게 은퇴 의사를 전했다. 그리고 그 전날(17일)에는 뉴욕 양키스에서 함께 뛴 바 있는 선배 이치로에게 메일을 보내 자신의 은퇴를 먼저 알렸다.
'스포츠닛폰'에 따르면 구로다는 회견에서 "이치로 선배에게 답장을 받았다. '아직 할 수 있잖아'라고 할까봐 무서웠는데 안심했다. '수고했어. 너의 피칭을 지켜보는 것도 앞으로 1,2번이네. 응원한다'는 내용의 메일이 왔다"고 전했다.
최근 메이저리그를 떠나 일본에 오는 과정에서 많은 고민에 시달린 구로다에게 메이저리그 현역 최고령 야수이자 일본인 선배인 이치로는 큰 버팀목이 됐다는 전언. 구로다는 올 시즌을 앞두고 "내 마음이 약해질 때 이치로 선배가 현역 의지를 밝혀 마음이 가벼워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로다는 이번 일본시리즈를 마지막으로 유니폼을 벗는다. 그가 이치로의 응원을 받아 진정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웃으며 은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0살까지 뛰고 싶다"던 이치로는 올 시즌이 끝난 뒤 2018년 옵션을 달아 마이애미와 재계약을 맺었다. /autumnbb@osen.co.kr
[사진] 뉴욕 양키스 시절의 구로다와 이치로.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