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임정우, NC 복수혈전 마침표 찍는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10.20 07: 36

“올 시즌 중 가장 괴로운 순간이었다. 블론세이브 보다 더 힘들었다.”
LG 트윈스 클로저 임정우에게 7월 31일 마산 경기는 악몽이었다. 이날 LG는 6회까지 8-0으로 리드, 주말 3연전 싹쓸이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경기 후반 수비 실책과 불펜 붕괴가 동시에 일어났다. 7회말 6실점했고, 9회말에는 김성욱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8-10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2승 1패 위닝시리즈에 성공했지만, 서울로 올라오는 LG 선수단 버스에는 무거운 침묵만 가득했다.
LG 선수 중 가장 괴로웠던 이는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임정우였다. 휴식이 필요하다는 코칭스태프의 결정에 따라 임정우는 3연전 내내 게임조에서 제외됐다. 마무리투수가 마지막 순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고, 팀은 다잡은 승리를 빼앗겼다. 임정우는 당시를 돌아보며 “나가지도 못하고 팀이 지는 걸 바라만 봤다. 정말 힘들었다. 올 시즌 중 가장 괴로웠던 순간이었다. 블론세이브 보다 더 힘들었다. 밤늦게 서울에 올라왔는데, 한 숨도 잘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후 임정우는 칼을 갈았다. 8월 3일 잠실 두산전부터 마운드에 올랐고, 정규시즌 종료까지 24경기 26⅓이닝 1승 1패 13세이브 평균자책점 2.39로 맹활약을 펼쳤다. 총 14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블론세이브는 단 하나. 8월 11일 약 열흘 만에 잠실에서 NC와 만나 세이브를 올렸고, 9월 13일에는 마산으로 돌아가 1이닝 탈삼진 3개 무실점 퍼펙트 피칭으로 세이브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직 복수는 끝나지 않았다. NC와 플레이오프야 말로 7월 31일의 아쉬움을 완벽히 떨쳐낼 수 있는 기회다. 
임정우는 후반기 상승세를 포스트시즌서도 이어가고 있다. KIA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9회초에 등판해 1이닝 퍼펙트 투구로 승리투수가 됐다. 넥센과 준플레이오프에선 2경기에 나서 1⅔이닝 무실점 2세이브를 올렸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서 위기를 극복하며 통산 포스트시즌 첫 세이브를 달성했고, 4차전에선 공 10개로 세이브를 기록했다. 
 
임정우는 마무리투수로서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치르는 것을 두고 “먼저 이렇게 가을야구를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지치지 않는다고 마음먹고 경기를 치르고 있다. 우리 팀이 한 단계씩 올라가는 게 재미있기도 하다”고 웃었다. 
더불어 포스트시즌 경기서 세이브를 올린 것에 의미도 부여했다. 임정우는 “세이브는 내가 해야 할 임무 아닌가. 그래서 그런지 포스트시즌 세이브는 더 기분이 좋다”며 “사실 와일드카드 때 긴장이 많이 될 줄 알았는데 막상 마운드에 오르니 긴장이 하나도 안 됐다. 그냥 평소에 하던 것처럼 던졌고, 결과도 좋았다. 스타트를 잘 끊은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제 임정우의 목표는 한국시리즈 진출이다. 한국시리즈행을 확정짓는 세이브를 올리는 순간, 가슴 속에 자리했던 응어리도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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