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 승부에서 발야구의 가치를 가장 빛내게 하는 팀은 누가 될까.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공통된 팀 컬러는 '발야구'에 있다.
NC는 1군 진입 이후 지난해까지 팀 도루 순위 3위 밖에 포진한 적이 없다. 2013년 142개(3위), 2014년 154개(2위), 그리고 지난해에는 팀 도루 204개를 기록하며 KBO리그 역대 두 번째로 200개의 도루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NC의 발야구 팀 컬러는 희미해졌다. 99개의 팀 도루에 그쳤다. 뛰는 빈도 수 자체가 지난 3년에 비해서 현저히 적어졌다(140번 시도). 대신 성공률은 70.7%로 리그에서 유일하게 도루 성공률 70%대를 기록, 순도 높은 발야구를 자랑했다.
반면, LG는 올해 121개의 도루를 기록하면서 넥센, 롯데에 이어 팀 도루 부문 3위에 올랐다. 양상문 감독의 뛰는 야구에 대한 주문에 선수들에 제대로 스며들면서 뛰는 야구를 몸에 익혔다.
단기전은 '1점 승부'다. 투수들의 집중력은 향상되기에 연타를 때려내 점수를 뽑기 힘들다. 결국 타자들이 한 번의 출루로 얼마의 베이스를 더 가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이를 얼마나 저지하느냐도 덩달아 중요해진다.
LG는 이미 단기전 발야구의 중요성을 여실히 증명했다.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0-0으로 맞선 9회말 대주자 황목치승의 2루 도루가 결정적이었다. 황목치승은 태그를 피하는 기술적인 슬라이딩으로 결승점의 발판을 만들었다. 이 도루가 결국 끝내기 결승점으로 이어지면서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결정지은 '더 스틸(The Steal)'이 됐다.
올시즌 NC가 뛰는 빈도 수가 줄어든 것은 박석민의 영입으로 중심 타선이 강화된 이유가 크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은 다르다. 점수를 쥐어 짜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질 터. 결국 NC가 그동안 주무기로 활용해왔던 발야구가 다시 부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박민우를 비롯해, 이종욱, 나성범, 김성욱의 주전급과 엔트리 포함 여부에 따라 이상호, 김종호, 이재율 등은 대주자로서 충분한 가치를 갖고 있는 선수들이다.
다만, LG와 NC가 경계해야 할 것은 횡사의 불안감을 없애는 데 있다. 공교롭게도 LG와 NC는 올해 리그에서 도루를 가장 적게 허용한 두 팀이었다. NC가 70개(43개 저지), LG는 80개(49개 저지), 를 허용했다. 팀 도루 저지율도 NC가 38.1%로 2위, LG가 38%로 3위에 올랐다(1위 롯데 39.6%). 포수들의 어깨와 역량은 물론 투수들의 퀵모션과 주자 억제 능력에 갈리는 도루 저지 능력이 발야구와 함께 이번 시리즈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특히 지난 2014년 양 팀의 준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발야구가 시리즈의 향방을 갈라놓은 바 있다. 2014년 준플레이오프 2차전 NC가 0-3으로 뒤진 6회말, 1사 1,2루에서 대주자로 2루에 있던 이상호가 3루 도루에 실패하면서 NC는 추가점 기회를 잃어버렸다. 7회말 2점의 점수가 더 났기에 LG를 압박할 수 있는 기회가 소멸된 셈이다. 결국 NC는 2-4로 패하며 시리즈 전적 2패의 수세로 몰리게 됐다.
1점의 짜내기에서 발야구를 할 수 있는 팀과 없는 팀의 차이는 극명하게 나뉜다. 세밀함과도 연관되어 있다. 이번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도 이 발야구의 가치는 빛날 것으로 보인다. 과연 발야구를 진정으로 활용하는 팀은 누가 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