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 김태훈, 이런 시한부 캐릭터는 처음이야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6.10.18 14: 46

‘판타스틱’ 김태훈이 전에 없던 신선한 시한부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선사하며 아름답게 퇴장했다.
JTBC 금토드라마 ‘판타스틱’(극본 이성은, 연출 조남국) 홍준기(김태훈 분)는 지난 15일 방송된 14회에서 죽음을 맞았다. 암 환자이면서 동시에 이소혜(김현주 분)의 주치의인 홍준기는 삶과 죽음을 향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무한 긍정의 힘으로 드라마를 끌어왔다. 이소혜를 향한 마음을 숨기고 곁을 묵묵히 지키며 힘들 때마다 그녀를 일으켜 세워준 홍준기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시청자들에게도 힐링이자 위로였다. 이에 진한 여운을 남긴 홍준기의 ‘힐링 명대사’를 되짚어봤다.
2회 “시한부 아닌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저 오늘 감사하고 행복하게 사는 거죠”

유방암이라는 날벼락을 맞은 이소혜가 충격으로 고통스러워하자 홍준기는 시한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담담하게 자신도 5년 째 암 투병 중임을 밝히며 “시한부 아닌 사람이 어디 있어요?”라고 반문한 홍준기의 질문은 시청자들에게도 유의미한 화두를 던졌다. 암을 아옹다옹 같이 사는 웬수라고 지칭한 홍준기는 “누가 언제 어떻게 죽을지 아무도 몰라요. 그러니까 그저 오늘 하루, 지금을 감사하고 행복하게 사는 거죠”라며 위로와 희망을 선사했다. 이소혜가 오늘만 살기로 결심한 시점이자 시한부라는 소재를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는 ‘판타스틱’만의 개성이 드러났던 명장면이다.
4회 “자기감정에 충실한 게 왜 추하죠? 행복해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없어요”
드라마 속에서 사람 여럿 죽였던 장르물 작가답게 쿨하게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추락 사고의 위험에서 목숨을 건지며 이소혜는 삶에 대한 자신의 집착을 발견했다. 두렵고 자존심도 상하는 이소혜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이는 시한부 메이트 홍준기였다. 홍준기는 “자기감정에 충실한 게 왜 추하죠? 내가 행복해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건 없다고 생각해요”라며 은 시간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것을 권했다. 홍준기의 위로 덕에 이소혜는 임상시험을 받기로 용기를 낼 수 있었다.
8회 “암이라는 적이 아니라 벤치를 만났다고 생각하면 어때요?”
삶에서 중요한 것은 현실이 아니라 그를 바라보는 시선일지도 모른다. 이소혜는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류해성(주상욱 분)에게 흔들리면서도 시한부라는 현실 때문에 짐이 될까 머뭇거렸다. “암이라는 적이 아니라 벤치를 만났다고 생각하면 어때요? 너무 열심히 달린 사람한테 좀 쉬라고 암 벤치가 나온 거라고 생각하면 해성씨! 랑 그늘에서 편히 쉴 수도 있지 않겠어요?”라는 말은 워커홀릭 작가로 살아온 이소혜에게 가장 적합한 위로였고,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한 자극을 선물했다.
10회 “어떻게 죽을까 생각하다보면 어떻게 살지 답이 나오거든요”
이소혜에게 임종 체험을 권한 홍준기는 “죽는다는 건 단촐하네요”라는 이소혜에게 유언을 미리 작성해보라고 권유했다.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피하지만 말고 장례식을 미리 계획해보고 영정사진과 유언을 준비하며 친숙하게 대해보라는 것. “유언을 써보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겠더라고요. 웰빙 웰빙 하는데 웰다잉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라며 “어떻게 죽을까 생각하다보면 어떻게 살지 답이 나오거든요”라는 홍준기의 말은 시청자들에게도 반향을 일으켰다. 죽음이 다가온 시한부 환자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일이 중요함을 전하고자 했던 ‘판타스틱’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14회 “죽음이 그렇게까지 두렵거나 힘들지 않다는 거 보여주고 싶었어요”
긍정적이고 밝은 암환자 홍준기를 보며 희망을 얻었던 이소혜가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혀 고통스러워하자 환상의 모습으로 그녀 앞에 나타난 홍준기는 “나도 두려워요. 그래도 부딪혀보려고요. 두려움에 잡아먹히는 것보다 부딪혀 보는 게 후회가 없지 않겠어요?”라고 말했다. 홍준기의 위로에 힘을 얻은 이소혜는 병실을 찾아가 마지막 인사를 건넬 수 있었다. 이소혜에게 마지막 선물로 사진과 편지를 남긴 홍준기는 “죽는 게 그렇게까지 힘들거나 무섭지 않다는 거 보여주고 싶었어요. 내가 잘 지냈으니 소혜씨도 해낼 수 있을 거예요”라며 끝까지 응원과 힘을 줬다. “소혜씨를 만나서 이 소풍이 즐거웠어요. 오래오래 재미있게 놀다 와요”라는 말에는 이소혜를 향한 애틋한 마음까지 담겨있었다.
‘판타스틱’ 제작진은 “홍준기는 삶과 죽음에 대한 메시지를 가장 정면으로 전달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대사 하나 하나는 물론 마지막 장면, 배경 음악까지 고심을 했다. 김태훈의 섬세한 연기 덕분에 신선하고 감동적인 캐릭터가 탄생했다. 시청자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했길 바란다”라며 “마지막 남은 2회, 해성과 소혜의 이야기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kangsj@osen.co.kr
[사진] 에이스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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