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떠나는 코치들, 예견된 이별 시작됐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10.18 12: 59

한화 김재현 코치, 일본인 코치들 팀 떠나
애매한 역할 분담, 보직 이동 코치들 혼란
한화 코칭스태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김성근 감독 체제에 합류한 코치들이 하나둘씩 팀을 떠나고 있다.

시즌 종료 후 일본인 쇼다 고조 타격코치, 바바 토시후미 작전·주루코치, 오키 야스시 배터리코치가 계약 종료와 함께 팀을 떠난 데 이어 김재현 타격코치도 지난 17일 사의를 표했다. 김재현·쇼다 코치는 지난해 김성근 감독 부임과 함께 팀에 합류했고, 바바·오키 코치도 올해부터 김 감독의 부름을 받아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인연은 오래 가지 못했다. 예견된 이별이 시작된 것이다. 애매한 역할 분담과 잦은 보직 이동으로 코치들도 혼란을 느끼며 동기를 상실한 결과다. 선수들뿐만 아니라 코치들 역시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한화에서 육체적인 피로는 물론 정신적인 피로감이 컸다.
지난해 한화는 쇼다-김재현 2인 타격코치 체제로 운용됐지만 올해는 달랐다. 쇼다 코치가 새해부터 2군도 아니고 3군에 내려간 것이다. 그것도 타격코치가 아니라 수비코치였다. 2년차 김재현 코치가 홀로 타격코치를 맡아 시즌을 준비하고 개막을 맞이했다.
하지만 한화는 시즌 초반 팀 전체가 슬럼프에 빠졌고, 김성근 감독은 4월25일 쇼다 코치를 1군에 불렀다.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를 전담시키며 1군과 동행했으나 1군 엔트리에는 들지 않았다. 경기 전 훈련을 돕지만 경기가 시작되면 규정에 따라 덕아웃에는 있을 수 없었다.
4월25일부터 시즌을 마칠 때까지 이렇게 갔다. 여러 선수들의 신임을 받으며 성심성의껏 타격을 도운 쇼다 코치였지만 1군 미등록 코치란 사실에 상심했다. 김재현 코치도 양성우·하주석·신성현 등 젊은 선수들과 소통으로 잠재력을 이끌어냈지만, 쇼다 코치를 신임한 일부 베테랑들과 관계는 소원해졌다.
이 때문에 쇼다 코치를 1군 엔트리에 정식 등록하거나 2군으로 보내야 한다는 내부 의견들도 있었지만 결국 이도 저도 아닌 상태에서 한 시즌을 보냈다. 명확하지 못한 역할 분담으로 코치들도 선수들도 혼란을 느껴야 했다.
잦은 보직 이동도 마찬가지였다. 오키 코치는 개막 9경기 만에 고바야시 세이지 투수코치와 2군행 통보를 받았다. 고바야시 코치는 즉시 사의를 표하며 일본으로 돌아갔지만, 오키 코치는 끝까지 팀에 남았다. 8월18일 다시 1군에 복귀한 오키 코치는 한 시즌 두 번이나 1~2군을 오르내렸다. 바바 코치도 시즌 막판인 9월24일 2군으로 내려갔고, 시즌이 끝나기 전 일본에 돌아가 세이부 라이온즈와 계약을 맺었다.
한화 코치들의 추가 탈퇴 가능성도 있다. 시즌 전 캠프에선 모 코치가 선수들과 함께 구보를 하란 김성근 감독의 지시를 받고 운동장을 돈 일이 있었고, 감독의 지시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선수들과 관계가 껄끄러워진 코치도 있었다. 크고 작은 일들로 곪아있다. 김성근 감독의 지도 방식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한 한화 코칭스태프의 무력감과 탈퇴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쇼다-김재현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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