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22·니혼햄)가 기록한 ‘165㎞’가 여전히 화제다. 선배인 다르빗슈 유(30·텍사스)는 “내년에는 168㎞를 던지나”라는 말로 후배의 성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타니는 16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퍼시픽리그 소프트뱅크와의 파이널스테이지 5차전에서 최고 구속 165㎞를 기록하며 소프트뱅크 타선을 삼자범퇴로 정리, 팀의 일본시리즈 진출과 더불어 자신의 프로 첫 세이브도 수확했다. 9회 마무리 투수로 등판한 오타니는 15개의 공을 던졌는데 모두 160㎞ 이상을 기록하며 일본 열도를 놀라게 했다. 주무기인 포크볼 최고 구속도 무려 151㎞였다.
이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일본프로야구 최고 구속 신기록을 1㎞ 더 경신한 것이었다. 오타니는 165㎞를 던질 당시의 소감에 대해 “그 전과 특별히 다르지 않았다”고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일본 언론은 오타니가 올해에만 최고 구속을 3㎞ 끌어올렸다며 연일 비행기를 태우고 있다.
오타니의 선배이자, 지난해 오타니와 함께 훈련을 하기도 했던 다르빗슈도 놀라워했다. 다르빗슈는 1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오타니가 1년 사이에 최고 구속을 3㎞나 경신했다. 다음 단계의 훈련을 할 수 있으면 내년에는 168㎞를 던지겠구나”라고 웃음의 이모티콘을 썼다. 다르빗슈도 파워 피처이기는 하지만 최고 구속은 지난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기록했던 100마일(약 160.9㎞)로 오타니보다는 조금 느리다.
일본프로야구를 주름잡았던 스타들도 오타니의 165㎞를 극찬했다. NHK 방송 해설을 맡은 와다 가즈히로는 “굉장하다. 지금까지 내가 상대한 투수 중에서는 1위다. 아직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가 장차 어디까지 발전하는 선수가 될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공을 던지고 있다”고 칭찬했다. 와다는 현재 메이저리그에서도 뛰는 다르빗슈,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 마에다 겐타(LA 다저스) 등과도 맞대결해 본 경험이 있다. 이 ‘빅3’보다 오타니를 더 높게 본 것이다.
선수 칭찬에 그렇게 후하지 않은 노무라 카츠야 전 라쿠텐 감독 또한 “대단하다. 슈퍼스타의 탄생이다”고 박수를 쳤다. 마쓰이 가즈오(라쿠텐)는 “상상을 넘어선다. 151㎞의 포크볼은 듣도 보도 못한 것”이라고 평가했고, MLB 경력이 있는 후쿠도메 고스케(한신)는 “오타니가 나오니 팬들의 열기가 대단해지더라. 승리하는 분위기에 불을 붙이지 않았나 싶다. 구리야마 감독의 의도라고 느꼈다”고 오타니의 존재감을 높게 평가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시카고 컵스의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이다. 그는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있었던 올 7월 105마일(169㎞)을 던져 MLB 역사를 또 한 번 바꿨다. 다만 채프먼은 마무리다. 선발 투수에 비해서는 전력투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채프먼의 올 시즌 포심 평균구속은 100.9마일(약 162.3㎞)인데, 오타니는 이날 9회 포심 평균구속이 164.1㎞로 오히려 채프먼보다 더 빨랐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