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팀에서 4명의 감독이 시즌 후 물러나
추가 퇴진 가능성, 감독 대이동 이뤄질 듯
시즌을 마치고 벌써 4명의 감독들이 물러났다. 가을야구로 뜨겁게 달아오른 KBO리그가 감독들의 거취 문제로도 크게 요동치고 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지난 17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LG에 역전패하며 시즌을 마감한 직후 자진 사퇴를 선언했다. 내년까지 1년 더 계약기간이 남은 염경엽 감독이지만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시즌 중에도 넥센 구단 수뇌부와 파열음이 있었지만, 이렇게 전격적으로 물러날 줄 누구도 예상 못했다.
이로써 시즌을 마친 뒤 벌써 4명의 감독이 물러났다. 지난 12일 kt 조범현 감독과 SK 김용희 감독이 계약만료가 공식 발표되며 팀을 떠났고, 삼성 류중일 감독도 15일 재계약에 실패하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앞선 3명의 감독 모두 계약기간이 끝난 것이지만 염경엽 감독은 자진 사퇴란 점에서 충격이 크다.
물러날 감독은 여기서 끝이 아닐지도 모른다. 거취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한화 김성근 감독이 있다. 계약기간이 1년 더 남아있는 김 감독은 재신임으로 거의 가닥이 잡혀 내년 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다. 다만 팬들의 퇴진 시위가 계속되고 있어 그룹이 여론을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다. 한화 구단은 최종 결정이 떨어지는 대로 입장 표명을 고민하고 있다.
NC 김경문 감독도 주목 대상이다.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NC와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김 감독은 이번 가을야구 결과에 따라 재계약 여부가 걸렸다. 김 감독은 지난달 말 에릭 테임즈의 음주운전 사실이 알려졌을 때 "감독으로서 시즌을 마치고 책임질 것은 지겠다"고 말하며 사퇴 의사도 넌지시 내비쳤다.
물러난 감독 중에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감독들이 많아 다른 팀으로 이동 가능성도 충분하다. kt는 김진욱 감독, 삼성은 김한수 감독으로 새 사령탑을 확정했지만 SK는 아직 차기 감독을 정하지 않고 물색하고 있다. 염경엽 감독이 사퇴한 넥센도 사령탑 자리가 공석이 된 만큼 새로운 지휘자를 구해야 한다.
여기에 향후 상황에 따라 감독 교체 카드를 꺼내들 팀까지 생각하면 내년에는 큰 폭으로 감독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유능한 감독들이 시장에 나온 만큼 감독 거취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팀들은 교체 카드를 더 고려할 수 있다. 여러 팀들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KBO리그 감독 시장도 크게 요동치고 있다.
한편 KBO리그에선 2년 전 가을에도 역대 최다 5명의 감독이 물러난 바 있다. 2014년 시즌을 마친 뒤 포스트시즌에 탈락한 SK 이만수 감독, 두산 송일수 감독, 롯데 김시진 감독, KIA 선동렬 감독, 한화 김응룡 감독 등 5명의 감독이 바뀌었다. 2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당시 물러난 5명의 감독 중에선 아직 누구도 현역으로 복귀하지 못했다.
초보 김태형 감독을 선임한 두산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다승으로 정규시즌 우승에 성공하며 감독 교체 효과를 톡톡히 봤다. KIA도 김기태 감독 체재로 지난해 7위에 이어 올해는 5위로 도약, 감독 교체 2년 만에 가을야구를 만끽했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을 영입한 한화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롯데는 이종운 감독에 이어 조원우 감독으로 또 바꾸고도 가을야구 탈락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김용희 감독 체재로 전환한 SK는 지난해 5위로 가을야구 턱걸이했지만, 올해 6위로 탈락하며 다시 감독 교체를 준비하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