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전격 사퇴 발표, "잊지 못할 시간이었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6.10.17 22: 18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포스트시즌을 마치는 자리에서 전격 사퇴를 발표했다.
넥센은 1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4-5 패배를 당했다. 정규 시즌을 3위로 마치며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한 넥센은 LG에 일격을 당하며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이날 경기 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임한 염 감독은 "일단 시리즈 전체적으로 내야 수비가 조금 무너진 것 같다. 득점권 찬스에서 득점이 안된 것들이 시리즈를 어렵게 했다. 1년 동안 선수들 수고했고 중요한 것은 감독 역량이 부족해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팬들께 죄송하다"고 시리즈를 돌아봤다.

염 감독은 이어 "4년 동안 따뜻한 성원 보내주신 팬들께 감사하다. 꼭 우승하고 싶었지만 제 역량이 부족해 구단과 팬들께 우승을 이뤄드리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2014년 우승의 좋은 기회를 놓친 것이 가장 아쉽고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2014년 도전의 실패로 아쉽기도 하고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로 미리 만들어온 원고를 읽어내려간 염 감독은 "실패의 책임은 감독인 저에게 있다. 오늘부로 넥센 감독직을 물러날 생각으로 하고 있다. 넥센은 5년 동안 야구 인생에서 많은 것을 얻었다. 스태프, 선수들과 함께 했다. 우리는 정말 함께 성장하면서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프로 세계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 스쳐가는 인연인데 감독과 선수로서 많은 것을 이룬 인연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감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이장석 대표님께 감사하다. 감독으로 기회를 주셨기 때문에 많은 것을 할 수 있었다. 그 마음은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염 감독은 "4년 동안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앞만 보고 달려왔다. 지금부터는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과 부족한 부분을 준비하고 채워가는 시간을 갖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넥센에 있는 5년 동안 아쉽고 힘들었지만 그 시간이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고 코칭스태프, 선수들, 팬분들께 마지막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2013년 넥센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그해부터 팀을 4년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현역 시절 낮은 커리어로 인해 감독 선임 당시 우려를 낳았으나 지도력으로 논란을 이겨내고 강팀을 일궜다. 올해는 역대 6번째 감독 통산 300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autumnbb@osen.co.kr
[사진] 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