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4 MOMENT!] ‘확률 15.8%’ LG 역전승, 뒤집기의 재구성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0.17 22: 03

야구는 27개의 아웃카운트마다 나오는 상황과 상황이 모여 경기 결과를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승리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플레이는 무엇이었을까.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의 게임 분석을 통해 넥센과 LG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나온 결정적 순간을 돌아봤다.
넥센 4득점, PS 최고의 빅이닝(2회)
벼랑 끝에 몰린 넥센이 집중력을 과시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2회 4득점을 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한 이닝에 4점이 나온 것은 처음이었다. 딱 50%의 승리확률로 시작한 넥센은 윤석민의 중전안타(53.8%), 김민성의 볼넷(54%)에 이어 이택근이 우전 적시타(64.1%)를 터뜨리며 선취점을 냈다. 류제국 공략에 자신감을 찾은 넥센은 박동원의 적시 2루타(76.7%)에 이어 서건창의 적시타까지 묶어 승리확률을 83.5%까지 끌어올렸다.

장타는 없었지만 응집력이 돋보였다. 박동원의 타구는 내야안타성 타구였지만 오지환의 글러브에 맞고 튀며 2루타가 됐다. 이는 주자가 한 명 더 득점권에 나갔다는 점에서 중요했다. 이어 서건창의 우전안타는 1루수 옆으로 살짝 스쳐 지나갔다. 넥센으로서는 초반부터 경기가 술술 풀린 셈이 됐다. 그러나 LG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넥센은 실책이 뼈아팠다.
쫓아가는 LG, 승부는 원점으로(3·5회)
3회 시작 당시 LG의 승리확률은 15.8%로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아직 경기 초반이라는 점에서 아주 큰 의미는 없었다. LG의 추격전이 시작되면서 그래프도 상승 곡선을 그렸다. 3회 2사 후 히메네스의 안타가 불씨를 살렸고, 이어 2회 아쉬운 수비를 보였던 오지환이 중전 적시타(22.5%)를 터뜨리며 귀중한 1점을 냈다. 여기서 채은성의 유격수 옆 내야안타 때 김하성의 실책이 겹치며 승리확률은 31.6%까지 올라갔다.
김하성이 잘 막았으나 토스가 높게 들어갔다. 결국 2루 주자 히메네스가 3루를 돌아 홈을 밟았다. 안 줘도 될 점수였던 셈인데 넥센은 5회에도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 5회 시작 당시 넥센의 승리확률은 71.8%로 여전히 높았다. 그러나 5회 맥그레거와 오주원이 버티지 못하며 무사 만루가 됐다. 무사 만루에서의 기대 득점은 2.5점 정도. 이에 맞게 넥센의 승리확률도 47.7%까지 떨어졌다. 이제는 LG가 유리하다는 통계였다.
여기서 LG는 채은성이 몸에 맞는 공으로 1타점을 기록(65.1%)하며 이날 들어 가장 높은 승리확률을 보였다. 그런데 LG의 이런 승리확률 상승을 넥센이 막을 수도 있었다. 윤석민이 채은성의 1루수 파울 플라이를 잡지 못한 것. 만약 윤석민이 이를 잡았다면 1사 만루로 기대 득점은 1.6점까지 떨어진다. 통계만 놓고 보면 넥센은 1점을 그냥 준 셈이 됐다. 다만 LG도 이후 상황에서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5회 종료 후 양팀의 승리확률은 딱 50%씩을 나눠가졌다.
결정적 순간, 안타 아닌 볼넷이 희비 갈랐다(8회)
4-4로 맞선 가운데 넥센은 수호신 김세현을 8회에 투입했다. 어떻게든 경기를 끌고 가겠다는 의지였다. 올 시즌 구원왕을 차지한 김세현은 여전히 강력한 구위를 뽐냈다. 그런데 중압감 때문인지 제구가 잘 되지 않았다. 김세현을 무너뜨린 것은 피안타가 아닌, 볼넷이었다.
8회 선두 김용의가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났을 때 LG의 승리확률은 56.1%였다. 그러나 이천웅이 볼넷을 고르며 60.8%가 됐고, 박용택마저 볼넷을 골라 승리확률은 67.1%가 됐다. 볼넷 두 개가 승리확률을 무려 11%나 끌어올린 것이다. 히메네스의 중견수 뜬공으로 승리확률은 59.1%까지 낮아졌지만 오지환이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치며 LG의 승리확률은 86.9%까지 높아졌다. 넥센에게 남은 아웃카운트가 3개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한 대폭 상승이었다. 결국 LG는 9회 마무리 임정우가 올라 마산행을 확정지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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