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4점을 먼저 뽑고도 수비에 발목을 잡혔다. 불안한 수비가 가을야구를 짧게 만들었다.
넥센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4-5로 역전패했다. 1승 3패가 된 넥센은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되며 시즌을 마감했다.
실수는 곧 실점이었다. 4-1로 앞서고 있던 3회말 2사 1, 2루에 유격수 김하성은 채은성의 타구를 큰 문제없이 잡았다. 그러나 토스 과정에서 볼을 받는 2루수 서건창의 키보다 높게 던지면서 2루에서 이닝을 끝내는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했다. 서건창이 점프했으나 토스된 볼을 잡을 수 없었고, 그 사이 2루 주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3루를 거쳐 홈으로 들어왔다. 채은성의 내야안타와 함께 김하성에게는 실책이 주어졌다.
4-1로 끝났어야 할 이닝이 4-2로 변했고, 선발 스캇 맥그레거도 공을 4개 더 던져야만 했다. 실점하지는 않았지만 김하성은 2회말에도 무사 1루에 채은성의 타구를 잡지 못하는 아쉬운 수비를 했다. 기록상으로는 안타였지만, 공이 외야로 빠져나간 후 김하성 본인이 제자리에서 펄쩍 뛰며 아쉬움을 표할 정도로 충분히 처리 가능한 타구였다.
동점이 되는 과정에도 넥센의 불안한 수비가 숨어 있었다. 5회말 무사 만루 위기에 처했을 때 바뀐 투수 김상수는 채은성을 맞아 1루측 파울지역에 뜬 평범한 플라이를 유도했다. 손쉽게 첫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며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투구였다.
하지만 1루수 윤석민이 이 평범한 타구를 글러브에 넣지 못하는 의외의 상황이 일어났다. 이후 김상수는 채은성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켜 밀어내기 실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양석환의 유격수 땅볼 때 주자 1명을 더 불러들여 4-4 동점을 피하지 못했다.
흔들리는 수비의 끝은 패배였다. 8회말 오지환의 우전적시타로 LG는 결승점을 뽑았고, 이때는 실책이 실점의 빌미가 되지 않았지만 앞선 실책들이 없었다면 애초에 LG가 넥센을 추격할 수도 없었다. 9회초에 점수를 만회하지 못한 넥센은 결국 바라지 않던 모습으로 시즌을 마치고 말았다. /nick@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