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극적으로 통과한 LG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업셋’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마운드가 그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가운데 평균자책점만 놓고 보면 준플레이오프 역사를 통틀어서도 손에 꼽을 만한 성적이다.
LG는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 데이비드 허프의 7이닝 1실점 호투를 등에 업고 4-1로 이겼다. 1차전에서 7-0으로 승리했던 LG는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눈앞에 뒀다. 남은 2경기에서 한 번만 이기면 넥센을 제치고 마산으로 가는 팀이 될 수 있다.
고비 때마다 점수를 낸 타선도 타선이지만 역시 마운드의 힘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는 질주다.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8이닝 동안 단 2자책점을 기록했던 LG는 넥센 타선도 효율적으로 잠재우고 있다. 3경기 평균자책점이 단 2.08에 불과하다. 이는 넥센(3.46)보다 낮은 수치로 시리즈의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다.
1차전에서는 네 명의 투수가 11안타를 맞았으나 득점권에서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팀 완봉승을 거뒀다. 선발 헨리 소사가 6이닝, 진해수가 ⅔이닝, 정찬헌이 2이닝, 김지용이 ⅓이닝을 책임졌다. 2차전에서는 우규민이 3⅓이닝 4실점, 윤지웅이 1실점을 기록하기는 했으나 베테랑들인 봉중근과 이동현이 각각 2⅓이닝씩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불펜 소모를 최소화했다.
3차전에서는 허프가 7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고 정찬헌이 1이닝 무실점으로 다리를 놨다. 마무리 임정우가 9회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으나 1이닝 동안 실점하지 않고 세이브를 거뒀다. 강력한 선발 야구에 불펜 투수들도 무난한 모습을 보여주는 LG의 가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3차전까지의 LG 팀 평균자책점은 준플레이오프가 5판 3선승제로 바뀐 2005년 이후만 놓고 따져보면 2위 기록이다. 최고 기록은 2011년 SK의 1.66이었다.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팀도 2012년 롯데(2.84), 2013년 두산(2.50) 정도다. 타고투저의 광풍이 분 지난해에는 두산이 4.50, 넥센이 4.58이었다. 올 시즌도 타고투저가 계속되고 있음을 고려하면 LG 마운드의 선전은 주목할 만하다.
LG는 4차전에서 류제국이 선발로 나선다.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8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승리의 기틀을 놨다.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불펜도 소모가 적다. 4차전에서 모든 투수들이 대기할 수 있는 상태다. 하루 휴식일이 있기 때문에 5차전에 가도 모든 투수들이 총동원될 수 있는 여건이다. LG가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넥센을 누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