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야구냐 정상방송이냐, 지상파 가을 몸살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6.10.17 13: 30

지상파 3사가 야구 중계방송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드라마를 결방시키자니 드라마팬들이 들고 일어서고 드라마를 정상방송하면 야구팬들의 항의가 있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SBS는 17일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 결방 가능성을 공개했는데, 9시 30분 전에 프로 야구 경기가 종료되면 드라마가 정상방송 되지만 이는 9시 20분쯤 돼서야 결정된다는 내용을 전했다.
이날 오후 6시 20분부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를 생중계한다.

보통 야구 경기가 3시간에서 3시간 30분가량 진행되는데 넥센과 LG의 경기가 3시간 30분 안에 끝난다면 ‘달의 연인’은 ‘8시 뉴스’ 방영 후 오후 11시대에 방송될 수 있다. 하지만 경기 시간이 3시간 30분 이상 진행되면 결방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이날 넥센과 LG의 경기는 플레이오프를 결정짓는 경기라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경기가 빨리 종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서 LG와 기아 타이거즈의 와일드카드 최종전도 오래 진행됐지만 MBC 측은 ‘뉴스데스크’ 방송 후 ‘캐리어를 끄는 여자’를 지연 방송했다.
드라마 팬들 입장에서는 결방여부 공지를 빨리 해달라고 할 수밖에 없는데 방송사로서는 섣불리 결정할 수 없는 일. 야구 경기가 일찍 종료될 수 있는데 빨리 결방을 결정하게 될 경우 프라임 시간대에 재방송을 편성하면 막대한 손해가 있을 수 있다.
프로 야구 경기가 기본적으로 ‘국민 스포츠’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특히 포스트 시즌에는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려 있어 방송사에서는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중계다. 인기가 많은 경기인 만큼 금액이 높게 책정돼 있는 광고가 야구 경기 중 방영되기 때문에 방송사 입장에서는 결방여부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인기 드라마 같은 경우도 같은 상황이지만 미리 결방을 확정지으면 재방송을 할 수밖에 없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야구 경기 도중 드라마를 방영한다면 야구팬들 입장에서도 다시 야구를 중계하는 방송사를 찾아야 하는 당황스러운 상황에 처할 수 있어 방송사에서는 드라마를 정상 방송하겠다고 할 수만은 없다.
드라마가 결방되건 그렇지 않건 드라마팬들이나 야구팬들을 만족시킬 수 없는 상황이라 방송사에서는 매년 포스트 시즌만 되면 곤란을 겪고 있다. /kangsj@osen.co.kr
[사진]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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