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8강 탈락, 하지만 전 세계를 사로잡은 와일드카드 ANX
OSEN 신연재 기자
발행 2016.10.17 09: 45

 ANX가 H2K와 8강전을 마지막으로 그들의 찬란했던 ‘2016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여정을 마쳤다. 8강이라는 성적은 어느 팀에게는 안타까운 성적일 수도 있겠지만, ANX의 8강은 의미가 남다르다. 그들이 와일드 카드 팀이기 때문이다.
와일드 카드는 한국, 중국, 유럽, 북미, 대만 등 주요 지역을 제외한 지역에 주어지는 롤드컵 출전권이다. 시즌 3부터 도입됐으며 현재는 브라질, 독립국가연합, 일본, 중남미, 오세아니아, 동남아시아, 터키 등의 지역 리그 우승 팀이 와일드 카드 선발전에서 격돌해 최종 두 팀이 출전권을 갖게 된다.
아무래도 지역 내 기반이나 규모가 비교적 작다 보니 와일드 카드 팀들에게 좋은 경기력을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그리고 역시나 내로라하는 팀들을 상대로 이렇다 할 반격조차 하지 못한 채 패하는 경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성장하고 있었다.

지난 2014년 브라질의 카붐 e스포츠가 조별예선 얼라이언스과 경기서 승리하며 와일드 카드 팀의 사상 첫 승리를 기록했고, 2015 시즌에는 브라질의 페인 게이밍이 플레시 울브즈와 CLG를 꺾고 2승을 거뒀다. 그리고 2016 시즌, ANX가 8강 진출이라는 대형 사고를 쳤다.
한국 챔피언 ROX와 유럽 챔피언 G2, 명문 북미 팀 CLG가 함께 속했던 A조에서 최약체로 꼽혔던 ANX는 4승 2패라는 엄청난 성적으로 가장 먼저 8강행을 확정했다. 브랜드 서폿 같은 전략적인 챔피언 픽과 탄탄한 라인전, 강팀에 버금가는 운영 능력이 우승 후보였던 ROX를 꺾을 정도였다.
비록 8강에서 아쉬운 밴픽과 경기력으로 H2K에 0-3 완패를 당하긴 했지만, 현장 관중의 함성과 응원은 ANX를 향할 정도로 그들은 이번 롤드컵 기간 내내 글로벌 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았다.
많은 팬들의 심금을 울린 “언더독은 패배자와 동일한 말이 아니다”라는 ANX 서포터 ‘리크릿’ 키릴 말로피예프의 인터뷰처럼 그들은 와일드카드의 가능성과 희망을 보여줬다. 과연 오는 2017 시즌 롤드컵에서는 어떤 팀이 등장해 전 세계를 놀라게 할 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yj01@osen.co.kr
[사진] 라이엇게임즈 플리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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