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대니 돈, 치열한 승부에서 돋보인 동업자 정신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6.10.17 06: 21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넥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넥센의 외국인 선수 대니 돈은 치열한 승부 세계를 떠나 훈훈한 동업자 정신을 보여줬다.  
넥센이 1-4로 뒤진 8회초. 대니 돈은 박동원의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대니 돈은 LG 불펜 투수 정찬헌의 공을 때렸는데, 그만 배트가 부러졌다.
그런데 부러진 배트가 정찬헌 쪽으로 날아갔고, 가슴 부분을 강타했다. 타구는 정찬헌 옆으로 굴러가 유격수 오지환이 잡아서 1루로 던져 아웃시켰다.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전력 질주가 불가능한 대니 돈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1루로 달려가 베이스를 밟았으나 이미 늦었다.
그 다음 장면이 의외였다. 대니 돈은 1루를 밟자마자 곧장 마운드로 달려갔다. 대니 돈의 얼굴에는 부러진 배트에 맞은 정찬헌의 상태를 걱정하는 표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는 헬멧을 벗고, LG 선수들과 양상문 감독, 트레이너 등에 둘러싸인 정찬헌 옆에 서서 어쩔 줄 몰라 하며 미안해 했다.
정찬헌은 다행히 부러진, 뾰족한 배트 끝부분이 아닌 배트 옆 부분을 맞아 큰 상처는 없었다. 살짝 웃음을 지으며 몸에 이상이 없음을 보여줬다. 대니 돈은 심판이 '괜찮으니 이제 그만 덕아웃으로 돌아가라'는 뜻을 표시하자, 그제서야 3루쪽 덕아웃으로 발길을 돌렸다.
대니 돈은 덕아웃으로 향하며 정찬헌의 허리를 살짝 두드리며 마지막까지 미안함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뒤지고 있는 넥센에게는 1아웃이 아쉬운 순간이었으나, 대니 돈이 보여준 행동은 잠시 치열한 경쟁 관계를 잊게 만드는 훈훈한 장면이었다.  
한편 경기 후 양상문 LG 감독은 정찬헌의 몸 상태에 대해 “유니폼만 조금 찢어졌다. 근육이 많은 허벅지에 맞아 걱정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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