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포수 박동원이 주전 마스크를 쓰고 맞는 두 번째 가을 야구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박동원은 지난 13일부터 열리고 있는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8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에 그쳤다. 8번 타순에 위치한 박동원이 무안타로 부진하면서 넥센은 공격 찬스에서 헛물을 켜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이 2할6푼7리로 나쁘지 않았던 박동원이지만 올해 침묵이 길다.
포수의 주업은 투수 리드와 수비라면 이 부분에서도 높은 점수를 얻지 못하고 있다. 박동원은 이미 1차전에서 맥그레거와의 호흡에 있어 단순한 볼배합으로 지적을 받았다. 16일 3차전에서는 1-2의 추격 상황에서 7회 무사 1루에서 이천웅의 희생번트 타구를 악송구하며 무사 2,3루 위기를 초래했다. 흔들린 박주현과 이후 나온 이보근은 1-2에서 1-4로 점수차를 벌렸다.
박동원의 가을 야구는 처음부터 혹독했다. 백업 멤버로 처음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2013년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교체 출장해 연장 14회말 무사 1,3루에서 이원석의 안타 타구를 잡은 송지만의 송구를 보지 못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주자의 타이밍이 타이트한 상황이었음에도 끝내기 승리를 헌납했다.
그는 2014, 2015년을 거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4년 플레이오프에서는 3할6푼4리의 타율로 정규 시즌보다 더 좋은 성적을 보였고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니퍼트, 장원준을 상대로 이틀 연속 홈런을 치며 3할8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유독 공수에서의 부진이 팀에 뼈아프게 다가오는 것은 이미 팀에서 박동원만큼 포스트시즌을 겪어본 경험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넥센은 박동원과 김재현, 주효상을 포수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포수 전력이 좋아서 3명이나 들어갔다기보다는 엔트리를 구성하며 남는 자리에 신인 주효상에게 포스트시즌 경험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 박동원이 빠진다면 김재현, 주효상으로 경기를 끌고 가기 힘들 만큼 김재현과 주효상의 큰 경기 출장 경험이 적다. 정상호라는 포수가 있는 유강남과 달리 박동원에게 안겨 있는 부담이 그만큼 크다.
넥센은 1승2패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17일 4차전을 맞는다. 경우에 따라 넥센에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 박동원은 3일 휴식을 취한 맥그레거와 또 호흡을 맞춰야 하는데 이들의 볼배합과 전략이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박동원이 2016 가을 야구 잔혹사를 끊어내며 팀의 승리를 이끌 수 있어야 넥센의 가을도 길어진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