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부진' 정상호 PS서 특급 리드
유강남 준PO 3차전 공수 활약하며 신구조화
유강남도 해냈다. LG 트윈스 안방이 가을 무대에서 성공적인 세대교체의 표본을 보이고 있다.
LG는 지난 16일 잠실구장에서 있었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3차전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4-1로 승리하며 2승 1패가 됐다. 4위로 정규시즌을 마친 LG는 1승만 더 거두면 플레이오프에 올라 NC 다이노스와 만날 수 있다. 이번 가을 LG는 결과도 결과지만 과정도 성공적이다. 무엇보다 신구조화가 빛을 발하는 안방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지난해 유강남과 최경철이 번갈아 책임졌던 LG 안방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큰 변화를 맞이했다. 베테랑 정상호가 들어온 것. 오프시즌에 LG는 정상호와 4년 32억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강남과 번갈아 마스크를 썼다.
그러나 정상호의 활약이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FA 계약 후 첫 시즌인 올해 정상호는 77경기에서 타율 1할8푼2리, 1홈런 10타점으로 실망스러웠다. 오히려 박힌 돌이었던 유강남은 100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6푼6리, 8홈런 47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SK 와이번스 왕조의 한 축이었던 정상호의 풍부한 가을 경험은 포스트시즌에 들어와 빛을 발했다. 류제국과 호흡을 맞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투수전 끝에 팀의 1-0 승리를 이끈 투수 리드를 선보인 그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선발로 마스크를 쓰고 7-0 완승에 기여했다. 정상호가 홈 플레이트를 지킨 2경기에서 LG는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반면 유강남이 선발로 나선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패했다. 유강남은 고척돔에서 있었던 준플레이오프 2차전 7회말 윤석민 타석에서 봉중근의 폭투를 막아주지 못한 뒤 교체됐다. 정규시즌 데이빗 허프가 정상호와 호흡을 맞춰본 적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3차전에도 선발 출장이 유력했던 유강남은 공수에서 명예회복이 필요했다.
3차전은 완벽한 명예회복의 장이 됐다. 허프는 익숙한 유강남과 배터리 호흡을 맞추며 7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그리고 경기 후 “유강남과 호흡이 잘 맞아 고맙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편안하다”라며 자신의 공을 받아준 포수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마스크를 썼을 때는 물론 타석에서도 유강남의 영양가는 만점이었다.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던 4회말 그는 무실점 중이던 신재영을 공략해 좌월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3차전의 결승타가 된 이 홈런을 통해 그는 공수에서 확실히 자신감을 얻을 계기를 마련했다.
LG의 마지막 포스트시즌이었던 2014년 주전 포수는 최경철이었다. 유강남에게는 첫 가을잔치다. 경험 많은 정상호가 정규시즌 부진을 씻었고, 잠시 적응기를 거친 유강남은 이제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오랜 기간 포수난에 시달리기도 했던 LG는 신구의 힘이 조화된 가을을 보내고 있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