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윤(24, KGC)이 KGC인삼공사의 야전사령관이 되기 위해 특별한 훈련을 하고 있다.
프로농구 최고의 호화군단으로 안양 KGC인삼공사를 꼽을 수 있다. 국가대표출신 양희종, 오세근, 이정현 트리오에 지난 시즌 1,2 순위 신인 문성곤과 한희원이 가세했다. 외국선수 데이비드 사이먼과 키퍼 사익스도 든든하다.
가장 문제가 되는 포지션은 포인트가드다. 한 때 김태술과 박찬희를 모두 보유했던 ‘가드부자’는 옛말. 박찬희는 한희원과 트레이드돼 전자랜드로 향했다. 김승기 감독이 믿는 구석이 있다. 성장한 김기윤이 충분히 주전가드로 도약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김기윤은 “주전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감독님이 ‘우리 팀에 주전은 없다’고 하신다. 경기를 뛰려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년처럼 감독님이 주신 시간에 모든 것을 쏟고 나오겠다”고 다짐했다.
연습경기서 김기윤은 기대만큼의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빠른 공수전환으로 속공을 만들어내는 다이나믹함은 매력적이다. 외곽슈터들을 살려주는 패스도 시원하다. 김승기 감독이 지시한 특별훈련의 성과가 나오고 있다. 김 감독은 김기윤에게 ‘하루 천 번 코트왕복’을 주문했다. 리바운드를 잡자마자 코트를 가로지른 뒤 슈팅으로 마무리하는 것.
연습경기를 마친 김기윤은 혼자 코트에 남아 나머지 숙제를 하고 있었다. 그는 “감독님께서 버릇이 들 때 까지 공을 빨리 치고 나와 슈터를 살리라고 주문하신다. 많이 지적도 듣고 혼나기도 한다. 리바운드를 잡고 빨리 치고 나가서 미들레인지에서 슛을 쏘는 훈련을 하루 천 번 한다. 게임을 뛴 날에도 500~600개 정도 꾸준히 하다 보니 이제 몸에 뱄다”며 웃었다.
모비스에서 온 김종근과는 선의의 경쟁관계다. 김기윤은 “(김)종근이 형이 내가 부족한 부분을 많이 가르쳐주신다. 힘쓰는 선수를 상대로 어떻게 볼을 관리해야 하는지, 선수를 제치고 어떻게 시야를 넓히는지 잘 가르쳐주신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김승기 감독의 눈에는 아직 김기윤이 설익었다. 김기윤의 부족한 점은 사익스가 메워주고 있다. 김기윤은 “사익스와 같이 투가드로 뛰는 연습을 했다. 내가 2번으로 뛰니 굉장히 편하다. 내 슛찬스도 보면서 2대2 픽앤롤도 하고, 수비에만 집중할 수 있다. 사익스가 찬스도 잘 봐준다. 패스를 좋아하는 가드다. 우리 팀에 3점슈터가 많아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 자신했다.
덩치는 작지만 당찬 김기윤이다. 이제는 적으로 만날 선배 박찬희와의 대결도 고대했다. 김기윤은 “(박)찬희 형과 붙어도 무조건 이겨야 한다. 지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감독님께서 ‘죽기 살기로 해라’는 소리를 천 번 만 번 넘게 하셨다. 정말 죽기 살기로 하겠다”며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