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첫 우승 시간다, "작고한 전 코치에게 이 영광을"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6.10.16 18: 03

 카를로타 시간다(26, 스페인)가 5년 맺힌 우승 한을 인천 영종도에서 풀었다. 2012년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해 5년째 선수 생활을 하고 있지만 우승은 없던 시간다다. 시원한 드라이버 샷으로 장타를 뽐내는 선수이지만 퍼팅에서의 정교함이 부족한 이유로 여지껏 짜릿한 우승 쾌감을 맛보지는 못했다. 
그런 그녀가 LPGA 아시안 투어에서 꿈을 이뤘다. 맺힌 한이 큰 만큼 우승길도 험했다. 5타 차 역전 우승이라는 큰 성과를 이루기도 했지만 다 잡은 우승 기회를 막판 뒷심 부족으로 놓칠 뻔하기도 했다. 13번홀까지 버디만 6개를 잡아 올리며 선두 앨리슨 리를 끌어 내렸던 시간다는 이후 홀에서 4타를 잃으며(더블보기1, 보기2)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그러나 시간다는 우승 경험은 없었지만 앨리슨 리 보다는 투어 선수 경험이 풍부했다. 파5 18번홀에서 펼치진 연장 1라운드에서 중압감을 누르고 버디를 잡아 내면서 LPGA 투어 생애 첫 우승을 확정지었다. 

시간다는 16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오션코스(파72, 7,275야드)에서 펼쳐진 LPGA 투어 '2016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우승상금 3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미국의 앨리슨 리와 정규 18홀을 10언더파 공동 1위로 마쳤고, 이어진 연장 1라운드에서 천금 같은 버디를 잡아 고려청자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감회가 남 달랐던 카를로타 시간다의 우승 소감이다. 
-2012년 데뷔 후 첫 우승을 했는데 이번 우승에 대한 의미를 말해 달라.
▲정말 의미가 크다. 여성 골프  인기가 대단한 한국에서 우승해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몇 년간 많이 힘들었다. 2년전에는 함께 했던 코치가 사망해 충격이 컸다. 어려웠지만 골프를 사랑하고 오늘처럼 경쟁하는 것도 즐기고 있다. 
-공격적 플레이를 하는 스타일인가? 비가 오면 날이면 전략이 달라지는가?
▲대체적으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는 편이다. 모험을 즐기는 편이라고 할까? 파5는 특히 더 공격적으로 플레이 한다. 제 성향과 캐디 경험이 어워러져 이번 대회에서 세운 계획이 잘 맞았던 것 같다. 북부 스페인 출신이라 오늘 처럼 비 오고 바람 부는 환경에서도 괜찮았다. 
-시간다를 모르는 한국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 되고 싶은가?
▲골프를 사랑하고 경쟁을 즐길 줄 알며 최선을 다하는 선수로 기억 됐으면 좋겠다. 골프 코스 바깥에서도 즐길 줄 아는 선수이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선수로 남고 싶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여자 골프 인기가 좋은 한국에서 우승해 더 기분이 좋다. 
-2012년 데뷔 후 첫 우승인데 해가 갈수록 우승에 대한 부담이 커졌는가? 
▲매 샷마다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오늘도 더블 보기 후에는 최종 성적에 대한 생각이 마음에 스쳐갔다. 그 때 캐디가 ‘즐기려고 노력하라’고 말해 줘서 좋게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마지막 3, 4개 홀에서는 부담감이 없지 않았지만 중요한 것은 끝까지 포기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몇년간 어려움도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는 게 중요하다. 스페인에 있는 팬들에게도 좋은 모습을 보여줘 기쁘다. 골프라는 스포츠는 먼저 즐길 줄 알아야 우승이 따라 온다고 생각한다.  
-이곳 골프 코스는 자신과 맞는가?
▲페어웨이가 넓고 거리가 길며 잔디가 질겨 장타자에게 유리한 면이 있다. 페어웨이가 좁아지면 아마 내가 힘들어 할지도 모르겠다. 여기에서 3, 4년간 플레이 했는데 이 코스를 좋아한다. 
-언제 골프를 시작했고, 사망한 코치는 어떤 존재였나? 
▲5세 때 처음 골프를 시작했다. 2년 전 돌아가신 코치는 지난 19년간 나와 함께 한 코치다. 2년전 유럽과 미국을 오가며 투어를 뛰고 있을 때로 기억하는데, 경기를 마치고 귀국했더니 갑작스런 위암으로 상태가 위중해 있었다. 코치 사망 후 충격은 컸지만 가족의 도움이 뒷받침 돼 전화위복으로 삼을 수 있었다. 오늘 우승을 하늘에 계신 전 코치에게 바치고 싶다.(시간다는 이 말을 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이름 난 장타자인데 아리야 주타누간과 수잔 페테르센과 비교한다면?
▲평균 비거리 270야드 정도를 친다. 수잔 페테르센하고는 비슷하게 나가거나 때로 내가 좀더 멀리 나가고, 아리야 주타누간 보다는 적게 가는 것 같다. 
-아버지가 축구 선수인 걸로 아는데?
▲가족 모두가 스포츠를 굉장히 좋아한다. 축구 골프 테니스 안해 본 게 없다. 삼촌은 13년간 프로축구 선수를 했다. 가족 모두가 식사하면서 스포츠 얘기만 할 정도다. 개인적으로는 테니스 선수인 라파엘 나달의 팬이다. 
-장타의 비결이 있는가?
▲어릴 때 아버지, 아버지 친구들과 함께 코스를 자주 나갔는데 그때 그들과 거리를 같이 가려는 욕심을 많이 냈던 것 같다. 단백질이 많은 식단도 도움이 된 듯하다.
-LPGA 투어에서 2번의 연장전에서 모두 패한 걸로 알고 있는데 이번 연장전에서는 다른 각오가 있었나?
▲골프를 즐기자는 생각이었다. 연장전에 간다는 것 자체가 좋은 플레이를 했다는 것이기 때문에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플레이 하자고 마음 먹었다. 세 번째 샷이 홀 가까이 붙어 운이 좀 따랐던 것 같다. 
-현재 캐디가 아니카 소렌소탐 캐디를 했던 인물인데? 
▲올해 처음 테리랑 호흡을 맞추고 있다. 경험이 많은 캐디를 원했는데 테리는 오랜 경험이 있고 코스도 잘 아는 인물이다. 집중력을 올리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친한 한국 선수는 있는가? 
▲유소연과 친하다. 얼마 전에도 저녁에 고기를 같이 먹으러 갔다. 한국 선수들은 대부분 예의를 중시하고 말수가 적어 좋다. 나도 말수가 적은 편인데 그런 한국 선수들하고 잘 맞는 것 같다. /100c@osen.co.kr
[사진] LPGA 투어 '2016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에 성공한 카를로타 시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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