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선발 기회를 잡은 넥센 내야수 김지수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넥센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1-4로 패했다.
넥센은 선발 신재영이 역투를 펼쳤지만 4회말 유강남에 선제 투런포를 얻어맞으면서 일격을 당했다. LG 선발 데이비드 허프에 틀어막히며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실점 이후 맞이한 5회초 공격 넥센은 기회를 만들었다. 1사후 이택근이 우중간 2루타를 때려내며 1사 2루의 득점 기회를 잡았다. 이날 경기 처음으로 득점권에 진출했다.
득점권 타석에는 김지수가 들어섰다. 김지수는 이날 주전 3루수인 김민성이 장염 증세를 보이자 선발 기회를 잡았다. 김지수의 기용은 의외의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었다. 김지수는 9월 이후 3할8푼7리(31타수 12안타) 2홈런 5타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었고, 올해 LG전 표본은 적지만 5타수 3안타로 강점을 보였다. 깜짝 출장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김지수는 이날 경기 조커 역할을 띄고도 있었다.
그리고 김지수는 침묵하던 타선을 일깨웠다. 허프를 상대로 우중간 적시타를 때려냈다. 0의 행진을 벌이던 전광판에 1점을 새겼다. 그러나 그 이후가 아쉬웠다. 우중간으로 타구가 흘렀지만 LG 중견수 김용의가 이를 빠르게 끊어냈고, 2루로 정확히 송구했다. 김지수 역시 2루를 노렸지만 아웃 판정을 받았다. 합의판정을 요구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1-2로 추격한 가운데, 1사 2루로 기회를 이어갈 수 있었지만, 2사 주자 없는 상황을 만들며 찬물을 끼얹었다. 적시타를 허용한 뒤 흔들릴 수 있던 LG 선발 허프를 압박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다. 김지수가 추격의 불씨를 살려냄과 동시에 그 불씨를 스스로 꺼트렸다.
수비에서는 호수비도 보여주면서 활약했다. 수비에서 김민성의 공백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타격과 주루가 아쉬웠다. 이후 김지수는 7회초 2사 3루의 기회에서도 허프에 삼진으로 물러나며 이날 깜짝 선발 출장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jhrae@osen.co.kr
[사진] 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