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3 MOMENT!] 3차전, 홈런보다 더 중요했던 장면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0.16 17: 04

야구는 27개의 아웃카운트마다 나오는 상황과 상황이 모여 경기 결과를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승리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플레이는 무엇이었을까.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의 게임 분석을 통해 넥센과 LG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나온 결정적 순간을 돌아봤다.
LG의 첫 축포, 그래프를 밀어 올리다(4회)
LG는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 그리고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1·2차전까지 올 시즌 포스트시즌 4경기에서 홈런이 하나도 없었다. 원래부터 장타력으로 먹고 사는 팀은 아니었지만 다소 허전한 수치. 그런데 이날 유강남이 팀의 포스트시즌 첫 대포를 터뜨렸다. 팽팽하게 맞서던 경기 초·중반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 놓는 홈런이었다. 승리확률로 보면 대포 한 방의 힘을 실감할 수 있었다.

56%의 승리확률과 함께 4회말을 맞이한 LG는 선두 오지환의 우중간 안타로 승리확률이 60.2%로 올라갔다. 그러나 채은성의 우익수 뜬공(56.3%)과 양석환의 투수 번트 아웃(54.2%)으로 선취점에 대한 기대치가 서서히 떨어지고 있었다. 여기서 유강남이 신재영의 빠른 공(138㎞)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 홈런 한 방으로 승리확률은 무려 76.3%까지 점프했다. 이 한 방에 20%의 승리확률이 뛰었다.
‘뼈아픈 주루사’ 넥센, 머나먼 1점 만회(5·7회)
5회 1사까지 승리확률이 21.6%까지 처진 넥센은 1사 후 이택근이 2루타(26.6%)를 치고 나가며 추격의 시작을 알렸다. 여기서 이날 채태인 대신 선발 타순에 들어온 김지수가 우중간 적시타를 날려 1점을 만회했다. 넥센의 승리 확률이 40% 정도까지는 올라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지수가 2루로 뛰다 아웃되며 주자가 사라졌다. 1점을 만회하기는 했지만 주자가 지워지며 승리확률은 단 3.8%가 오르는 데 그쳤다.
넥센은 7회에도 동점의 기회가 있었다. 7회를 30.4%의 승리확률로 시작한 넥센은 선두 윤석민이 2루타를 치고 나가며 42.2%까지 확률을 끌어올렸다. 이는 유강남이 홈런을 친 뒤로는 넥센에 가장 높은 확률이었다. 그만큼 넥센에게 찾아온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음을 의미했다. 하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며 끝내 1점을 만회하지 못했다. 두 번의 공격이 남은 상황에서 승리확률은 이날 들어 가장 낮은 20.8%까지 떨어졌다.
'박동원 실책' LG 무상득점? 경기에 종지부(7회)
LG는 8회 선두 김용의가 좌전안타를 치고 나가 승리확률 80%대(82%)에 진입했다. 여기서 LG는 단 하나의 플레이에 90%대로 치고 올라간다. 소속 선수의 안타나 볼넷이 아닌, 상대 선수의 실책이었다. 이천웅의 희생번트 때 포수 박동원의 1루 송구가 빗나가며 타자와 주자가 모두 산 것이다. 승리확률은 딱 90%가 됐다. 박동원의 악송구는 LG가 이날 승리의 9부 능선을 넘게 하는 중요 장면이 됐다.
결국 LG는 1사 만루에서 오지환의 밀어내기 볼넷(92.9%), 2사 만루에서 서건창의 실책성 플레이(94.7%)로 1점씩을 더 추가하며 4-1로 앞서 나갔다. 보통 무사 만루에서의 기대 득점은 2.4~2.5점 정도. 1점 정도를 더 뽑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2점을 냈다는 점에서 나쁘지는 않은 결과였다. 시원한 적시타 하나 없이 경기에 종지부를 찍은 셈이 됐다. 반대로 넥센에는 그만큼 뼈아픈 이닝이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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