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김하성이 호수비 퍼레이드로 경기를 쫄깃하게 만들었다.
넥센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4 패배를 당하며 시리즈 전적 1승2패 위기에 몰렸다. 이제 1패만 더해도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LG에 내줘야 할 상황.
하지만 김하성의 수비 능력만큼은 빛났던 경기였다. 김하성은 경기 초반부터 몇 차례의 실점 위기를 호수비로 넘기며 일찍 분위기가 갈릴 수 있던 경기를 접전으로 바꿔놨다. 차기 국가대표 유격수 후보로 꼽히고 있는 김하성은 프로 3년차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큰 경기에서 펄펄 날았다.
LG는 3회 손주인의 안타와 이천웅의 볼넷으로 2사 1,2루 찬스를 맞았다. 히메네스가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빠지는 타구를 날렸으나 김하성이 이를 포구했고, 안타인 줄 알고 3루를 돌아 홈으로 향하던 2루주자 손주인이 런다운에 걸려 아웃되며 이닝이 끝났다.
김하성은 5회 호수비로 잠실을 들었다 놓았다. 2-1로 추격한 5회말 1사 후 이천웅, 박용택의 연속 안타가 터지면서 LG가 다시 찬스를 잡았다. 오지환의 볼넷으로 2사 만루가 된 뒤 채은성의 깊은 타구를 어려운 자세로 잡아낸 김하성은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도 2루에 정확하게 송구해 이닝을 종결시켰다.
지난 14일 1차전에서는 7회 1사 2루에서 박용택의 타구를 잡으려다 바운드 맞추기에 실패하며 추가점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던 김하성이지만 2차전에서는 5-0으로 앞선 5회 1사 후 오지환의 잘맞은 타구를 직선타로 돌려세우며 분위기를 다시 가져와 팀의 승리를 지켰다. 1,2차전에서는 각각 2안타 씩을 때려내기도 했다.
김하성은 내년 3월 고척돔에서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 1차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며 자신의 롤모델이었던 강정호(피츠버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다. '국대급' 호수비를 여러 차례 만들어낸 김하성의 장기로 비오는 잠실구장이 들썩였다. /autumnbb@osen.co.kr
[사진] 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