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갑순이’ 확 달라졌다, 독기 품은 유선이 만들 재미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10.16 11: 00

‘우리 갑순이’ 유선의 반격이 시작되는 걸까. 무채색 옷만 입던 유선이 확 달라졌다. 화장이 진해졌고, 빨간 빛의 섹시한 원피스까지 입었다. 그에게 시청자들이 바라는 건 한가지, 사이다 품은 독기다.
유선은 현재 SBS 주말드라마 ‘우리 갑순이’에서 재혼 후 남편의 의뭉스러운 행동 때문에 상처를 입는 신재순을 연기한다. 지금처럼 참았더라면 첫 번째 이혼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재순의 말은 그가 얼마나 지금 힘겨운 기로에 서있는지 알 수 있다.
이 드라마는 재순에게 고난이 계속 되고 있다. 현재 남편인 조금식(최대철 분)이 전 아내인 허다해(김규리 분)와 계속 인연을 이어가며 재순의 속을 긁고 있고, 재순의 아들을 금식의 호적에 올리는 것으로도 갈등이 발생했다. 순종적이고 참기만 하던 재순은 이혼을 하라는 어머니 인내심(고두심 분)의 눈물 섞인 조언에도 버티겠다고 선언한 상황. 금식과 다해의 관계를 이미 눈치챈 까닭에 이대로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방송된 15회에서 재순은 일단 독해졌다. 전전긍긍하고 속앓이만 하던 모습이 아니라 스스로 이 꼬인 관계를 해결하고자 발걸음을 뗐다. 다만 영악한 다해가 좀 더 빨랐을 뿐. 외모도 달라졌다. 재순의 독기가 표현되는 옷차림과 화장이 눈에 들어왔다.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옷까지 강렬하게 맞춰 입었다. 앞으로 재순이 순순히 당하지만은 않겠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재순이 180도 달라지고 금식과의 관계가 우위를 점하는 순간, ‘우리 갑순이’의 재미는 크게 높아질 터다. 그 순간부터 재순을 연기하는 유선을 향한 시청자들의 지지가 더 올라갈 예정. 지금 이 같은 다소 답답한 전개를 향후 반란을 위한 탄탄한 주춧돌이다. 이 밑바닥을 단단하게 다지는 공사는 배우가 제몫을 하고 있다. 연기 잘하는 유선은 보고만 있어도 딱한 주부 신데렐라를 연기하며 안방극장을 매료시키고 있다. 향후 180도 달라진 상황과 전개는 유선에게 좀 더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갑순이’는 참 답답한 전개를 보이다가 한순간에 통쾌한 반란으로 재미 극대화를 만든 문영남 작가의 작품이다. 문 작가는 ‘왕가네 식구들’, ‘수상한 삼형제’, ‘조강지처 클럽’, ‘소문난 칠공주’, ‘장밋빛 인생’ 등 욕하면서 보는 인물들을 계속 배치해 후반부 무너지거나 몰락하는 전개로 카타르시스를 안겨왔다. 최근작은 흔히 말하는 개연성이 떨어지는 ‘막장 전개’를 선택해 안방극장의 비난을 받았지만 말이다. 이번 드라마 역시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뻔뻔한 행동을 하는 ‘욕받이’가 가득하고, 그 속에서 선한 인물 중 하나인 재순은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하는 중이다. 중반 이후 반란을 꾀할 재순을 기대하며 안방극장은 이 답답한 전개를 참고 있다. 확 달라지며, 그리고 독기를 품은 재순의 거대한 활약이 이제 시작된다. / jmpyo@osen.co.kr
[사진] '우리 갑순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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