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미’ 그린 빅피처, 응답 징크스 비웃은 박보검 [아듀 구르미②]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10.17 11: 00

젊은 세대를 겨냥한 ‘구르미 그린 달빛’이 시청률 20%를 넘기고, 주부 시청자까지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은 여심을 꽉 잡은 배우 박보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응답하라 1988’ 성공 이후 고심 끝에 이 작품을 선택한 박보검은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확 뜬 스타들이 차기작에서 힘을 받지 못한다는 징크스를 깨버리며 ‘대세 배우’ 자리를 굳건히 했다.
박보검은 KBS 2TV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무서운 인기와 함께 연기의 폭이 넓다는 것을 보여줬다. 올해 초 방송된 tvN ‘응답하라 1988’에서 귀여우면서도 모성애를 자극하고, 그리고 은근히 박력 넘치는 남자 최택을 연기했던 박보검.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는 서늘한 눈빛에 왕세자로서의 위엄을 담을 수 있는 이영을 연기했다.
청춘 멜로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의 전형적인 특성인 까칠하면서도 사랑에는 약한 남자. 그런데 박보검은 여기에 사랑과 정치에 있어서 굳건한 심지를 이어갈 수 있는 ‘상남자’ 매력까지 더해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홀렸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박보검이 연기하는 이영과 남장 여자 홍라온 역의 김유정의 설레면서도 아련한 로맨스를 보는 재미가 상당했다. 다만 중반 이후 이야기가 늘어지는 듯한 인상을 풍기며 흥미가 떨어졌지만 박보검의 앞만 보고 달려나가는 ‘직진 로맨스’에 설레며 드라마 시청을 이어가는 이들이 많았다.

이영의 사랑에 흐뭇해 하며 웃음을 짓다가도 드라마에서 펼쳐놓는 갈등에 조마조마하다가, 슬픈 사랑에 눈물 짓기를 여러 번. 박보검은 이영이라는 인물에 시청자들이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도록 참 연기를 잘했다. 순간 순간 돌변하는 감정선이 눈빛과 표정에 다 담겨 있었다.
굳이 구구절절 말하지 않아도 박보검의 얼굴만 봐도 앞으로 벌어질 갈등과 인물의 감정 변화를 파악할 수 있었던 드라마였다. 배우가 연기를 잘하니 가능한 일이다. 그렇게 3개월 동안 안방극장은 ‘구르미 그린 달빛’이 왜 박보검을 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뼈저리게 느끼며 드라마를 지켜봤다. 동시에 선한 인성에서 비롯되는 박보검의 미담들이 쏟아지며 ‘국민 MC’ 유재석을 잇는 ‘미담 제조기’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만큼 이 드라마의 인기 상당수가 박보검의 매력에서 왔다. 박보검은 일약 스타덤에 오른 신인 배우가 아니다. 단역부터 차근차근 연기를 해왔고, 선한 얼굴로 반전의 악역까지 소화했던 탄탄한 연기 내공이 있는 배우다. ‘응답하라 1988’이 박보검이라는 원석을 반짝반짝 빛나게 잘 가공해 보석으로 만들었다면, ‘구르미 그린 달빛’은 이 보석이 적어도 10년은 대중을 사로잡을 연기를 펼칠 것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강력한 팬덤의 밑바탕이 되는 10대와 20대뿐만 아니라, 시청률과 배우의 인지도를 높여주는 주부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으며 이 배우는 2016년 가장 뜨거운 인기를 누리는 스타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오는 18일 안방극장을 떠난다. 시청자들의 바람대로 이영과 라온의 사랑이 행복한 결말로 마무리될지도 참 궁금하지만, 연기와 매력 모두 갖추며 구멍 없는 배우로 불리는 박보검의 다음 작품도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 jmpyo@osen.co.kr
[사진]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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