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중책’ 신재영, 사례로 본 신인왕의 첫 PS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0.16 10: 00

신재영(27·넥센)은 올 시즌 신인왕을 따 놓은 당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순수 신인은 아니지만 실적을 보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정규시즌 30경기에서 168⅔이닝을 던지며 15승7패 평균자책점 3.90의 성적을 냈다. 신인왕 레이스에서 신재영을 위협할 선수는 아무도 없다.
그런 신재영이 이제 가을무대에 나선다. 신재영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인 LG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로 예고됐다. 자신의 첫 포스트시즌 등판인데 상황이 조금은 부담스럽다. 상대 선발은 LG의 좌완 에이스인 데이비드 허프다. 홈 1·2차전에서 1승1패를 기록한 넥센은 3·4차전 선발 매치업에서 다소 밀린다는 평가를 받는데 신재영이 허프를 잡아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1992년 염종석(당시 롯데)의 분전, 2005년 오승환(당시 삼성)의 압도적인 활약 등이 기억에 남지만 사실 신인이 포스트시즌 시리즈 판도까지 바꿔놓기는 쉽지 않다. 큰 경기의 압박감을 이겨낼 수 있는 경험이 부족해 오히려 자신의 기본적인 기량조차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꽤 많았다. 21세기 신인왕들의 성적을 살펴봐도 희비가 많이 엇갈린다.

2001년 김태균부터 지난해 구자욱까지 총 15명의 신인왕 중 수상 당해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던 선수는 2003년 이동학, 2012년 서건창, 2013년 이재학까지 세 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포스트시즌에서 1경기 이상 출전했다. 다만 성적이 아주 좋은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가장 뛰어났던 선수는 역시 2005년 오승환이었다. 단국대를 졸업하고 2005년 프로에 데뷔한 오승환은 한국시리즈 3경기에서 7이닝 동안 11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무실점 피칭, 삼성의 우승을 이끌며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다. 신인왕이 한국시리즈 MVP까지 휩쓴 것은 KBO 리그 역사상 오승환이 유일하다.
2001년 신인왕 김태균(한화)은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홈런 한 개를 쳤으나 팀이 탈락해 더 앞으로 나가지는 못했다. 2002년 리그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조용준(현대)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세이브를 기록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04년 오주원(당시 현대)은 한국시리즈 3경기에서 13⅓이닝을 던지며 1승 평균자책점 4.73을 기록해 무난한 성적을 남겼다.
2006년 리그를 평정한 류현진(당시 한화)은 포스트시즌 성적이 썩 좋지는 않았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패전을 기록했다. 끝내 승리를 따내지 못해 아쉬움이 가득한 시즌이 됐다. 2007년 신인왕 임태훈(당시 두산) 또한 희비가 엇갈렸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투구 내용을 보였지만 마지막 순간이었던 한국시리즈 5·6차전에서 모두 패전을 기록하고 고개를 숙였다.
2008년 신인왕인 최형우(삼성)은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는 타율 1할이라는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6경기에서는 타율 2할9푼2리, 1홈런, 6타점으로 체면을 세웠다. 2009년 신인왕 이용찬(두산)은 2008년에도 포스트시즌 경험은 있었던 선수. 2009년에는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2이닝 무실점,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3⅔이닝 1세이브 무실점으로 제 몫을 했다. 다만 팀은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2010년 신인왕 양의지(두산)는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타율 2할8푼6리,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는 타율 3할3푼3리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최근 2년의 신인왕들은 포스트시즌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2014년 신인왕 박민우(NC)는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7푼7리의 극심한 부진으로 첫 가을무대를 쓸쓸하게 마감했다. 지난해 신인왕 구자욱은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타율 2할6푼7리를 기록했으나 정규시즌 타율보다는 많이 떨어졌다. 팀도 허무하게 무너져 그다지 좋은 기억은 아니다. 신재영의 첫 가을은 어떻게 기억될지 관심이 모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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