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우승 사령탑 3人, 시련의 2016년 가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0.16 10: 03

최근 10년 내 한국시리즈 정상을 맛본 사령탑들이 모두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두 감독은 재계약 문턱을 넘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놨다. 나머지 한 감독도 거취를 놓고 갑론을박이 오고 가고 있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감독은 많지 않다. 딱 네 명이다. 김성근 현 한화 감독이 SK 시절 3회(2007·2008·2010) 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은 조범현 전 kt 감독이 KIA 시절 정상에 올랐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는 류중일 전 삼성 감독이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제패의 기염을 토했다. 2015년은 김태형 현 두산 감독이 헹가래를 받았다.
한국시리즈 우승 경력은 선수들이나 구단은 물론 감독에게도 가장 영광스러운 훈장이다. 정규시즌 팀을 잘 지휘했다는 증거가 됨은 물론 단기전에서도 역량을 발휘했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1인자’의 이미지를 심는 것은 덤이다. 때문에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은 시장에서 주가가 크게 치솟기도 한다. 전례를 봤을 때 재취업도 비교적 무난했다.

그런데 올해는 공교롭게도 세 감독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kt는 3년 계약이 끝난 ‘초대 감독’ 조범현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곧바로 김진욱 전 두산 감독을 선임하며 3년 임기를 안겨줬다. 삼성도 한국시리즈 4회 우승·1회 준우승의 업적을 세운 류중일 감독 대신 젊은 피인 김한수 감독 체제로 2017년을 맞이한다. 류 감독은 기술고문을 맡기로 했으나 선수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는 아니다.
두 감독을 두고 구단들은 막판까지 고민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범현 감독은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재계약이 유력해 보였다. 창단 감독으로 팀의 기틀을 마련한 것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재계약에 대한 비교적 구체적인 논의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반 이후 구단의 눈길이 싸늘해졌다.
류중일 감독도 당초에는 한 번 더 기회를 얻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올해 성적 저하가 꼭 류 감독의 책임이라고 볼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단 고위층에서 마지막 순간 ‘변화’를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감독이 한 시즌 부진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은 것은 KBO 리그 역사상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아직 계약기간이 1년 남아 있는 김성근 한화 감독 또한 불편한 시기가 계속되고 있다. ‘승부처’로 봤던 올해 성적이 기대보다 처졌을 뿐 아니라 혹사 논란까지 겪으며 개인적 이미지가 많이 깎였다. 팬들도 김성근 감독의 계약 마지막 해에 대해 갑론을박을 이어가고 있다. 그룹의 최종적인 결론이 나오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2017년 지휘봉을 잡는다고 하더라도 올해 가을에 받은 이미지 타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