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사령탑 논란, 첫 경기에 완벽히 극복한 제주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10.16 05: 29

제주 유나이티드가 사실상 감독이 두 명이라는 '더블 사령탑' 논란을 극복하고 값진 1승을 따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지난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4라운드 전북 현대와 원정경기는 제주에 완벽했다. 제주는 전력에서 열세라는 평가를 극복하고 전북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전북의 패배는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이 개막한 후 당한 첫 패배였다.
사실 경기 전만 해도 제주는 어수선했다. 성적 부진도 아닌 상황에서 사령탑이 교체됐기 때문이다. 제주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 때문에 P급 자격증이 없는 전임 사령탑 조성환 감독은 수석코치로 격하시키고, P급 자격증이 있는 김인수 감독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2년 가까이 팀을 지도했던 감독이 수석 코치로 격하되는 것은 보기 힘든 일이다. 게다가 조성환 코치는 사령탑이 된 김인수 감독보다 축구 선배이기도 했다. 조성환 코치가 2002년 전북에 코치로 부임했을 당시 김인수 감독은 선수로 뛰고 있었다.
'바지 감독'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할 정도로 논란이 생겼다. 그러나 김인수 감독은 "그냥 넘어가는 거죠"라며 논란을 정면으로 맞닥뜨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 시즌까지는 조성환 코치가 구축해 놓은 제주의 전술을 유지하겠다며 입장을 정리했다.
경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벤치 앞 테크니컬 지역에는 감독이 나와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기 마련이지만, 이날 제주는 조성환 코치가 나와 지시를 했다. 김인수 감독도 가끔 앞으로 나왔지만, 테크니컬 지역에는 1명만 있을 수 있다는 규정 때문에 대기심으로부터 제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김인수 감독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이번 시즌 제주를 상위권으로 끌어 올린 조성환 코치를 존중하는 모습이었다. "서로 못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런 점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던 김 감독은 경기를 마친 후 "좋은 쪽으로 효과가 나왔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제주의 이런 모습은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김 감독은 "조성환 코치님과 협력을 해서 시즌을 잘 마무리 해야 할 것이다"며 "내 색깔은 겨울부터 준비해서 다음 시즌에 보여주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sportsher@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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