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의 올림픽 연령제한 도입설에 대해 국제농구연맹(FIBA)이 해명했다.
국제농구연맹 아시아지부(FIBA ASIA)는 지난 1일 강남 노보텔호텔에서 2017년부터 국제적으로 시행되는 남자농구 A매치 홈&어웨이 제도에 대한 워크숍을 열었다. 마게쉬 사바 스포츠매니저, 윤 와이 선 대회운영담당관 등 FIBA ASIA 관계자들이 참석해 FIBA의 새로운 제도에 대해 설명했다. 올림픽 연령제한 도입설에 대한 FIBA의 입장도 들을 수 있었다.
최근 FIBA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검증된 흥행공식을 따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륙별 컵대회를 통해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부여하던 기존 방식을 탈피해 홈&어웨이 제도를 도입한 것은 FIFA의 제도를 따라한 것. 세계선수권의 경우도 ‘농구월드컵’으로 명칭을 변경한다. 대회도 2018 FIFA 월드컵과 겹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2019년부터 4년 주기로 바꿨다. 중국은 2019년 농구월드컵의 주최국이다.
FIBA가 농구월드컵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축구처럼 올림픽 연령제한도 도입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축구의 경우 올림픽에 출전할 선수를 만 23세로 제한한다. 대신 연령에 상관없이 3명의 와일드카드를 둘 수 있다. 지난 2016 리우올림픽에서 올림픽축구대표팀 역시 전력보강을 위해 손흥민, 석현준, 장현수를 발탁한바 있다.
올림픽농구에 연령제한이 도입되면 지나치게 미국중심인 세계농구의 흐름을 조금이나마 돌릴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청소년농구도 미국이 세계최강인 것은 동일하지만, NBA 슈퍼스타들을 상대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 또한 NBA 스타들이 점차 올림픽 출전을 고사해 최강팀 진용을 짜기 어렵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질응답 시간에 FIBA 관계자에게 올림픽 연령제한에 대해 직접 물어볼 기회가 있었다. 마게쉬 사바 FIBA 스포츠매니저는 “FIBA가 올림픽 연령제한을 한다는 소리를 전혀 들어본 적 없다. 어디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가?”라며 한국 관계자들에게 되물었다. 이어 그는 “FIBA에서 전혀 검토한 적이 없고, 안건으로 다뤄지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농구는 올림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종목으로 꼽힌다. 폐막식에 열리는 남자농구 결승전은 하이 디맨드 게임(high demand game)으로 선정돼 세계각국의 취재진의 숫자도 제한할 정도의 엄청난 흥행카드다. FIBA가 연령제한을 도입하면 NBA스타들이 총출동하는 '드림팀'을 볼 수 없다. 열기가 예전만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마게쉬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에서 스페인과 미국이 붙었다. 당시 십대였던 리키 루비오와 30대 코비 브라이언트가 같은 코트에서 대결을 펼쳤다. FIBA가 원하는 것도 이런 대결”이라며 연령제한 도입에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2016 리우올림픽 미국남자농구대표팀 /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