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4大 스포츠 '40대 감독' 물갈이...어떤 의미?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6.10.16 06: 01

 '삼성' 이름을 단 국내 4대 프로스포츠(야구, 축구, 배구, 농구) 사령탑이 전원 40대 중반 젊은 감독으로 물갈이가 됐다. 무엇을 의미할까.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15일 김한수(45) 신임 감독을 임명했다. 이로써 제일기획이 운영하는 국내 4대 프로스포츠의 삼성 구단 사령탑이 모두 40대 중반으로 물갈이됐다.
프로축구 서정원(46) 수원 삼성 감독, 프로농구 이상민(44) 삼성 썬더스 감독, 프로배구 임도헌(44) 삼성 블루팡스 감독이 팀을 이끌고 있다. 제일기획이 스포츠 운영에 전면에 나선 이후 처음 있는 인적 쇄신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15일 류중일 감독에 이어 김한수 신임 감독이 라이온즈를 지휘한다고 발표했다. 구단측은 "젊은 리더십으로 팀 전력 향상과 구단의 변화 혁신을 동시에 리드할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김한수, 서정원, 이상민, 임도헌 감독은 모두 수석코치 또는 코치로 지내다 전임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물려받은 공통점이 있다. 내부 승진이자 초보 감독들이다. 제일기획은 큰 돈을 들여 외부에서 감독을 영입하지 않고, 내부 승진으로 변화폭을 최소화했다. 그러면서 빠지지 않는 단어가 '변화', '혁신' 등이었다.
제일기획이 삼성의 프로스포츠단을 운영하면서 구단들의 살림살이는 규모가 줄어들었다. 과거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그룹 계열사들의 홍보비로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았지만, 제일기획은 기업 운영 원칙에 맞게 스포츠단들의 투자 대비 효율성을 따졌다. 자연스레 거액의 투자는 점점 사라져갔다.
축구는 과거 '레알 삼성'(월드 스타들을 영입하는 레알 마드리드를 빗댄 말)으로 불렸지만 이제는 거물 외국인 선수 영입에는 소극적이다. 특히 올 시즌에는 특급 외국인 선수 대신 가성비를 따진 B급 선수를 찾다가 실패했다.
올해부터 제일기획 밑으로 들어간 야구단 역시 외국인 선수 투자에 인색했다. 역대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샐러리캡 제도가 있고 외국인 선수를 드래프트로 뽑는 농구와 배구는 조금 다른 처지다. 정해진 한도가 있기에 그에 맞게 쓸 수 있다.
삼성의 프로스포츠단이 과거 '투자=성적'으로 성적 제일주의를 표방해 운영됐다면, 제일기획은 성적보다는 수익, 마케팅 효과를 자주 언급했다. 선수단의 투자를 줄이는 대신 젊은 감독을 내세워 변화, 개혁을 자연스레 주문했다.
어린 선수들의 육성에 더 관심을 갖게 하고, 외부의 FA 영입보다는 내부에서 키워서 전력을 끌어올리는 방향이다. 선수들과의 소통과 유대감이 형성된 젊은 초보 감독의 패기와 열정을 활용하는 것이다.
서정원 감독이 가장 먼저 2012년 12월 사령탑에 올랐다. 축구단이 2014년 제일기획에 가장 먼저 이관됐고, 서 감독은 지난해 3년 재계약했다. 2013시즌 5위에 이어 2014시즌과 지난해에는 줄어든 투자에도 2년 연속 2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투자 없는 성적이 오래갈 수는 없다. 올해 일부 고연봉 선수들이 떠났고 선수들의 경기력 자체도 하향세를 타며, 스플릿 하위리그로 밀렸다. 현재 10위(34경기 승점 38점)까지 처져 강등권인 11위 인천(33경기 승점 35점), 12위 수원FC(33경기 승점 33점)과 큰 차이가 없는 처지다.
이상민 감독은 2014년 4월 임명됐다. 2014-15시즌에는 11승43패로 10개팀 중 최하위로 마음고생을 단단히 했다. 2015-16시즌에는 5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반등을 이뤘다.
임도헌 감독은 2015년 5월 20년 가까이 팀을 이끈 신치용 전임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잡았다. 임 감독은 첫 해 2015-16시즌 3위를 차지, 플레이오프에서 OK저축은행에 패해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좌절됐다.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2014-15시즌까지 11년 연속 챔프전 진출(우승 8회) 기록을 세웠던 삼성화재의 첫 챔프전 탈락이었다. 배구와 농구는 새 시즌을 앞두고 있다. /orange@osen.co.kr
[사진] 김한수, 서정원, 임도헌, 이상민 감독(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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