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고한 수비를 자랑하는 전북 현대와 제주 유나이티드가 집중력 저하에 흔들렸다.
15일(이하 한국시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전북은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포백이 아닌 스리백 포메이션으로 나선 것. 홈경기 만큼은 적극적인 공격으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던 것과 차이가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전북은 상벌위원회 징계로 승점 9점이 삭감돼 2위 FC 서울에 승점 3점 차로 추격을 당하게 됐다. 여유가 사라진 전북은 어느 때보다 승리가 필요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스리백으로 나선 점에 대해 "제주전은 모험적인 것보다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북만 스리백은 아니었다. 제주도 스리백으로 나섰다. 예상했던 바다. 제주는 스리백을 가동한 최근 7경기에서 4골만 허용하며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시즌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제주의 수비는 약하지만, 최근 제주의 수비는 전북 최소 실점 1위 전북보다 견고했다.
수비가 강한 두 팀이 수비에 집중하니 공격수들은 활로를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양 팀의 공격 전개는 견고한 수비에 막혀 미리 끊겼다. 좀처럼 슈팅 기회가 나오지 않았다. 이따금 슈팅이 나오기는 했지만 골문을 위협하는 슈팅은 매우 적었다.
그러나 완벽한 수비가 경기 내내 나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선수들의 집중력이 계속 유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북과 제주는 집중력이 저하되면서 수비가 순간 흔들렸고, 그 틈을 놓치지 않은 사앧 공격진은 득점에 성공했다.
먼저 골을 넣은 곳은 전북이었다. 전북은 전반 44분 최철순이 올린 크로스를 골키퍼 김호준이 잡았다 놓치자 이동국이 골을 성공시켰다. 김호준의 손에 맞은 공이 에두의 머리에 맞고 흘러 나오자 이동국은 즉시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넣었다.
제주도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제주는 후반 5분 만에 동점을 만들었다. 전북의 수비를 어수선하게 만들어 집중력을 떨어트린 뒤 골을 넣은 것. 제주는 마르셀로가 올려준 크로스를 이근호가 슛으로 연결했고, 흘러나온 공을 이근호가 다시 올렸고 안현범이 헤딩으로 떨어트려 마르셀로가 밀어 넣었다.
한 골씩을 주고 받은 전북과 제주는 이후에도 계속 득점포를 가동했다. 평소 단단했던 수비진은 실점 이후 계속 흔들렸다. 제주는 후반 30분 안현범이 전북의 수비라인을 무너뜨린 후 골을 넣었고, 전북은 후반 37분 상대 압박이 약한 틈을 타 중거리포로 골을 만들었다.
계속 수비가 흔들렸지만 양 팀 모두 고개를 숙인 건 아니다. 제주는 후반 39분 김호남의 짜릿한 결승골로 미소를 지었다. 평소와 다르게 수비가 흔들려 2골이나 내줬지만, 스플릿 라운드에서의 첫 승은 제주를 어느 때보다 기쁘게 만들었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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