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2차전 나란히 2⅓이닝 무실점
PO 진출시 보직 변화 가능성
봉중근·이동현 승리공식이 다시 펼쳐지는 것인가.
원정 2연승에는 실패했으나 소득이 없지는 않았다. LG 트윈스 베테랑투수 봉중근과 이동현이 건재함을 과시했다. 둘은 지난 1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나란히 2⅓이닝 무실점으 호투했다.
구위와 제구 모두 올 시즌 중 가장 좋아보였다. 특히 이동현은 스트라이크존 하단을 통과하는 묵직한 패스트볼로 넥센 타선을 압도했다. 변화구 의존도가 높았던 이전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 봉중근도 후반기 5선발로 활약했을 때의 투구를 했다.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했다.
2012시즌부터 LG는 셋업맨 이동현·마무리투수 봉중근을 내세워 승리를 쌓았다. 하지만 지난해 둘 다 주춤했고, LG는 올해 20대 젊은 투수들을 앞세워 새롭게 승리공식을 짰다. 셋업맨 김지용·마무리투수 임정우가 승리를 지키는 가운데, 정규시즌 막바지부터 정찬헌도 필승조에 합류했다.
일단 양상문 감독은 투수들의 역할을 바꾸지는 않을 계획이다. 양 감독은 14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 패배 후 “봉중근과 이동현 모두 올해 정규시즌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구위를 보여줬다. 우리가 1패를 당했지만 얻은 게 있다고 본다. 앞으로 몇 차전까지 시리즈가 진행될지는 모르겠으나, 만일 우리가 다음무대인 플레이오프에 간다면 둘은 도움이 될 것이다”며 “그래도 일단 다가오는 3차전이나 4차전에선 리드시 지용이 찬헌이 정우가 나간다. 당장 특별한 변화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결국 이동현은 추격조, 봉중근은 선발투수가 흔들렸을 때 5회나 6회를 책임지는 역할을 그대로 이어간다. 하지만 이들의 비중이 마냥 작다고도 할 수는 없다. 포스트시즌은 연장 15회까지 치러진다. 경기가 연장을 향할 경우, 이동현과 봉중근이 등판 확률은 높아진다. 특히 봉중근은 넥센 타선과 상성이 좋다. 봉중근은 지난 9월 6일 잠실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양상문 감독이 플레이오프 무대를 이야기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만일 LG가 넥센을 꺾고 플레이오프에 오른다면, 봉중근의 선발진 진입 가능성도 있다. 우규민이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고전한 만큼,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선 우규민 대신 봉중근이 선발진에 들어갈지도 모른다. 봉중근과 우규민의 위치를 바꾸는 것이다. 우규민은 정규시즌 막바지에도 불펜투수로 나선 바 있다.
선발투수 1+1 전략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도 봉중근보다는 우규민이 유용할 수 있다. 양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앞서 “규민이 뒤에는 (봉)중근이가 대기한다. 규민이가 얼마나 이닝을 소화하느냐에 따라 중근이가 바로 나갈 수도,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실은 중근이가 몸을 풀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 때문에 규민이가 3, 4회만 소화하면 중근이가 바로 나가기는 힘들다. 중근이가 선발투수 뒤에 붙어서 나가려면 선발투수가 5, 6이닝은 소화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봉중근과 이동현은 2016년을 명예회복의 해로 삼았었다. 봉중근은 선발투수로 부활을 꾀했고, 이동현은 자신과 FA 계약을 한 팀의 선택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려 했다. 그런데 둘 다 정규시즌에선 이렇다 할 반등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 정규시즌보다 중요한 포스트시즌 무대에 오르고 있다. 봉중근과 이동현 모두, 결정적인 순간 마운드를 지키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LG의 가을야구 연장은 이들의 어깨에 달려있을지도 모른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