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잡아라’ SK-KIA, 최후의 베팅은 얼마?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0.15 06: 13

최후의 제안을 할 것인가. 그렇다면 그 제안서에는 얼마가 적혀 있을 것인가.
포스트시즌이 한창 진행 중이지만 이 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팀들은 차분히 내년 전력 구상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팀들이 이번 주로 선수단 휴가가 끝나고 다음 주부터는 시즌을 마무리하는 간단한 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11월부터는 약 한 달간 해외 마무리 훈련도 계획되어 있다. 그런데 이와는 별개로 머리가 아픈 구단들이 있다. 핵심 선수들이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풀리는 팀들이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역시 김광현(28·SK)과 양현종(28·KIA)이고 자연히 가장 고민이 큰 팀은 SK와 KIA다. 토종 최고의 투수들로 손꼽히는 두 선수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꿈꾸고 있다. 2년 전 나란히 포스팅 절차에 뛰어들었으나 예상 외로 낮은 평가 때문에 FA 자격을 기약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MLB 진출에 대한 생각을 꾸준히 가져온 만큼 어떤 식으로든 문을 두드려 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년 전에는 포스팅 신분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FA다. 운신의 폭이 넓다. 설사 예상에 못 미치는 제안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도전’의 의지가 있다면 과감한 선택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두 선수는 무조건적으로 해외행을 고집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상황에 대해 문을 열어둔다는 생각이다. 아직 시간이 있기에 가능한 행보다.
어차피 MLB 이적시장도 월드시리즈가 끝난 뒤에야 시작된다. 절정은 12월 초에 열릴 MLB 윈터미팅이다. 그 전후로 상당수의 계약들이 체결된다. 크리스마스 휴가 기간에는 사실상 행정이 멈춘다는 점, 두 선수가 MLB 시장을 대표하는 대어들은 아니라는 점에서 본격적인 접촉이 윈터미팅 이후로 밀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실제 김현수(28·볼티모어)는 12월 중순에 계약을 했고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은 아예 해를 넘겨 1월에 계약했다. 이대호(34·시애틀)는 2월 초에야 새 둥지를 찾았다. 장기전이 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원 소속팀 및 국내 구단들에게도 기회가 생긴다. 두 선수 또한 FA 협상 기간 중 국내 구단들의 제안을 들어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부터는 원소속팀 우선협상기간이 없어져 뜨거운 쟁탈전이 벌어질 수 있다.
SK와 KIA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에이스’로서 두 선수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이들이 빠진다면 팀 전력의 치명타다. 2년 안에 대권 도전을 꿈꾸는 KIA, 상위권 도약을 벼르는 SK나 상황은 매한가지다. 팀의 상징이라 자존심과도 연관되어 있다. 해외가 아닌, 다른 팀에 뺏길 경우 불어 닥칠 여론의 역풍도 무시할 수 없다. 이건 최악의 시나리오다. 때문에 두 팀은 “해외 진출이 아니라면 잡는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직간접적으로 손짓을 보내고 있는 두 구단이지만 결국 관건은 제안서에 쓰일 금액이다. 일단 지난해 박석민(NC)이 세운 4년 96억 원이 기준이 돼 4년 기준 100억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성을 잃었다”라는 평가도 나오는 FA 시장이지만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이들 정도라면 경쟁도 붙을 수 있다. 이미 이들을 호시탐탐 노리는 구단이 있다는 루머가 야구계에 파다하게 돌고 있다.
그나마 팀과 팬들에 대한 선수들의 애착이 크다는 건 다행이다. 다른 팀들과 비슷한 금액을 제시할 경우 국내 잔류시 두 구단이 우선 고려될 수 있다는 뜻이다. 선수 눈높이에 맞는 제안이 나온다면 MLB 진출 대신 국내 잔류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SK와 KIA에도 아직은 기회가 남아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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