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척, 윤세호 기자] 위기에는 역시 에이스였다. 넥센 에이스 앤디 밴헤켄(37)이 팀을 구하는 역투를 선보이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가을 사나이’의 진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밴헤켄은 1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 7⅔이닝 동안 3피안타 5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3구 삼진이 세 번이나 있었을 정도로 적극적인 투구 내용으로 효율적인 경기를 했다. 공격적인 초반 승부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이끌었고 포크볼이라는 결정구에 체인지업까지 섞어 던지며 LG 타자들의 방망이를 뺏었다.
밴헤켄은 경기 후 MVP로 선정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선발 6경기에서 42이닝 동안 10자책점을 기록했던 밴헤켄은 이날까지 통산 49⅔이닝에서 11자책점을 기록, 역대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 3위(선발 40이닝 이상 기준)까지 올라섰다. 큰 경기에 강한 투수라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경기 후 밴헤켄은 "일단 팀이 승리할 수 있어서 무엇보다 좋았다. 경기 시작부터 컨디션이 좋았다. 야수들도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다"고 이날 경기를 만족스럽게 돌아보면서 "일단 LG 타선을 상대했을 때 카운트를 유리하게 잡아가려고 했다. 수비서도 더블플레이가 나오며 쉽게 풀렸다"라고 말했다.
초반부터 포크볼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에 대해서는 "경기 전에 (포수 박동원과) 따로 말을 맞추는 않았다. 박동원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만큼 경기 중에 서로 어떤 공을 던져야 할지 잘 안다. 여러 구종을 섞어서 스트라이크 공을 던지려 했다"라고 말했다. 우타자 패스트볼 승부가 좋았던 점에 대해서는 "박동원이 경기 중에 주문한 부분이다. 경기 초반에 몸쪽을 많이 썼고, 더 깊게 볼로도 던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밴헤켄은 "가장 까다로운 타자는 박용택 선수다. 상대할 때 마다 힘든 타석을 만들었다"라고 박용택의 기량을 간접적으로 칭찬했다. 다만 LG를 상대로 계속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번 LG와 붙어 봤다. LG가 몇 년동안 박용택 정성훈 오지환을 내세웠고 많이 상대할 수록 자신감이 붙었다. 내가 원하는 곳에 공만 던질 수 있으면 좋은 모습 보일 자신이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포스트시즌에 유독 강한 밴헤켄은 한국 무대로 돌아와 다시 이 무대에 선 것에 대해 "올해 초에만 해도 다시 한국에 올 줄은 몰랐다. 다시 오게 해줘서 정말 감사드린다"라면서 "2014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했을 때 정말 가슴이 아팠다. 올해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올해 꼭 우승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밴헤켄은 현재 일정상 시리즈가 5차전까지 간다면 5차전에 등판한다. 밴헤켄은 이에 대해 "5차전에선 오늘 과 같은 모습으로 카운트 유리하게 가져가는 데 집중하겠다"라고 다짐했다.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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