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 마음으로 보냈던 악마가 돌아와 길을 막았다. LG 트윈스 타선이 밴헤켄에게 완벽히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LG는 1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5로 패했다. 선발투수 대결부터 완패였다. 우규민이 3회부터 4회까지 넥센 타자들에게 연달아 큰 타구를 허용하며 3⅓이닝 4실점으로 조기강판된 반면, 밴헤켄은 7⅔이닝 1실점으로 LG 타선을 압도했다.
이날 밴헤켄의 투구는 LG 타자들에게 사신으로 군림해왔던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밴헤켄은 패스트볼과 포크볼의 조합을 통해 손쉽게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원하는 로케이션에 패스트볼을 꽂아 넣었고, 포크볼은 자비 없이 떨어졌다. 구속은 지난해보다 줄었으나, 투구의 완성도는 여전히 높았다.
1차전의 영웅이었던 김용의와 박용택도 밴헤켄 앞에서는 허무하게 물러났다. 3회초 1사 1루에서 타석에서 선 김용의는 밴헤켄의 포크볼에 유격수 땅볼 병살타를 쳤다. 박용택도 4회초 1사 1루서 밴해켄의 포트볼에 3루 땅볼 병살타를 기록했다. 이날 김용의와 박용택은 밴헤켄을 상대로 총합 5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밴헤켄은 팀이 5-0으로 앞서간 5회초부터 패스트볼의 비중을 높이며 실점보다는 이닝소화에 중점을 뒀다. LG 타자들은 적극적으로 배트를 휘두르며 밴해켄에 맞섰으나 좀처럼 안타가 나오지 않았다. 5회초 오지환의 잘 맞은 타구가 김하성의 점프 캐치에 막혔다. 6회초에는 김용의의 정타가 좌익수 고종욱을 향했다. 7회초 히메네스가 밴헤켄에게 2루타를 날리며 유일한 장타를 기록. 이어 2사 2루 찬스서 채은성이 큰 타구를 날렸는데 우익수 임병욱에게 잡혔다.
결국 LG는 끝내 밴헤켄을 흔들지 못했다. 8회초 서상우의 적시타로 0의 침묵에선 탈출했으나 서상우가 2루까지 향하다가 태그아웃됐다. 점수차를 감안하면 큰 의미가 없는 플레이를 했다가 이닝이 종료되고 말았다.
밴헤켄은 LG전 통산 성적 19경기 115⅓이닝 12승 4패 평균자책점 2.58을 기록했다. 2015시즌에는 LG전 성적 5경기 33⅓이닝 4승 0패 평균자책점 1.89를 찍었다. LG에 있어 밴헤켄은 해마다 높아지는 넘을 수 없는 벽이 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시리즈가 5차전까지 진행될 경우, LG는 다시 밴헤켄과 마주한다. LG로선 이래저래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3, 4차전이 중요해졌다. / drjose7@osen.co.kr
[사진] 고척 =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