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고종욱이 살아났다. 염경엽 감독이 키플레이어로 꼽은 이유를 실력으로 증명했다.
고종욱은 1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2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네 번의 타석에서 모두 출루하며 팀 승리를 도왔다. 넥센은 LG에 5-1로 승리하며 반격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13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미쳤으면 하는 선수는 고종욱이다. 고종욱이 잘 터지는 날에는 타선 연결이 잘 됐다”라고 말했다. 키플레이어로 꼽은 셈이었다. 하지만 고종욱은 1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첫 타석에선 볼넷으로 출루했으나 이후 내야 땅볼 3개, 삼진 1개에 그쳤다. 선발 출전한 야수 중 박동원, 임병욱과 함께 안타가 없었다.
넥센은 1차전에서 11안타 완봉패를 당했다. 이는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팀 완봉패였다. 즉 11안타를 치고도 연결이 잘 되지 않아 무득점에 그친 것이다. 2번 타자 고종욱의 침묵이 아쉬웠던 이유다. 하지만 고종욱의 부진은 오래 가지 않았다. 2차전 역시 2번 타자로 이름을 올렸고 염 감독의 믿음에 제대로 부응했다.
고종욱은 1회초 1사 후 첫 타석에서 우규민을 4구를 받아쳐 우익수 오른쪽 안타로 연결시켰다. 이이 김하성의 타석에선 2루 스타트를 끊었고, 김하성이 2루수 키를 넘기는 안타를 쳤다. 느린 타구가 나오면서 고종욱은 빠른 발을 이용해 홈까지 질주했다. 귀중한 선취 득점이었다. 2-0으로 앞선 3회말 1사 후에는 볼넷으로 출루했다. 득점과 연결되진 않았다.
4회에도 중요한 안타가 나왔다. 넥센은 2-0으로 리드한 4회말 1사 만루에서 서건창이 2루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날렸다. 계속된 1사 1,3루에선 더블 스틸에 실패했다. 투수 이동현이 도루를 간파했고 홈으로 달리던 임병욱을 잡아냈다. 기세를 탄 넥센의 흐름이 끊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고종욱이 2사 3루에서 이동현을 상대로 우전 적시타를 치며 달아났다.
7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봉중근을 상대로 우월 2루타를 날렸다. 이날만 3번째 안타였다. 이후 볼넷-폭투-고의4구로 무사 만루 기회를 맞이했으나 무득점. 하지만 고종욱은 이날 3안타와 100% 출루로 제 몫 이상을 해줬다. 넥센은 8회 첫 실점을 내줬다. 그러나 5-1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을 1-1로 만들었다. 그 중심에는 고종욱의 맹타가 있었다. /krsumin@osen.co.kr
[사진] 고척=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