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2] ‘디테일+적극성’ 원래 넥센으로 돌아왔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0.14 21: 37

1차전에서 숱한 기회를 날렸던 넥센 타선이 다시 자신들의 모습을 되찾았다. 선수들의 적극적인 모습과 벤치의 작전 개입, 그리고 승부처에서의 집중력이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넥센은 1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선발 앤디 밴헤켄의 7이닝 무실점 역투와 초반부터 차근차근 점수를 쌓아간 타선의 힘을 묶어 5-1로 이기고 전날 1차전 패배(0-7)를 설욕했다. 홈 싹쓸이 패배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난 넥센은 오는 16일부터 잠실 원정 2연전을 갖는다.
1차전에서 타선이 너무 무기력했던 넥센이었다. 11안타를 치고도 1점도 내지 못했다.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팀 완봉패였다. 염경엽 넥센 감독도 “2안타 치고 지는 것보다는 낫다”라고 애써 위안을 삼으면서도 “그래도 이렇게 꼬이는 경기가 드물다”라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면서 2차전에는 상대적으로 벤치가 더 많이 개입할 것이라는 암시를 남겼다.

실제 넥센은 1회부터 좀 더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선취점도 그런 와중에 나왔다. 1사 후 고종욱이 안타를 치고 나갔다. 김하성이 8구째 승부 끝에 2루수 키를 살짝 넘기는 빗맞은 안타를 쳤다. 여기서 고종욱의 주루가 빛났다. 런앤히트 사인이 난 상황에서 일찌감치 2루를 향해 질주한 고종욱은 타구를 정확히 판단하고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3루로 내달렸다.
여기서 손주인이 공을 한 번에 처리하지 못하자 3루에서도 풍차가 돌았고 고종욱은 홈까지 쓸며 1점을 냈다. 보이지 않는 실책이 있긴 했지만 1사 1루에서 단타 하나로 1루 주자가 홈까지 들어오는 보기 드문 장면이 나온 것이다. 이 선취점은 전날 경기 결과에서 남았던 넥센의 찜찜함을 지웠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컸다. 벤치의 작전, 고종욱의 빠른 발과 결단력이 어우러진 선취점이었다.
2-0으로 앞선 4회 추가점 상황에서도 넥센 벤치는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선두 김민성이 좌전안타를 치고 나가자 초구부터 런앤히트 사인이 나왔다. 파울이 되며 무산됐으나 결국 이택근이 안타를 쳐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넥센 벤치는 박동원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고 박동원이 번트를 잘 대며 1사 2,3루로 차근차근 기회를 확장시켰다.
LG가 윤지웅을 마운드에 올리며 승부수를 내밀었지만 임병욱이 볼넷을 골라 만루를 만들었다. 그리고 서건창이 2B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우전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넥센이 4-0으로 리드,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1루 주자 임병욱이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3루까지 내달리기도 했다.
비록 실패하기는 했지만 넥센은 1사 1,3루에서 서건창이 이동현의 폼을 뺏어 2루 도루를 시도하기도 했다. 이 작전이 간파당해 3루 주자 임병욱이 횡사하기는 했으나 작전을 통해 LG의 틈을 보려는 넥센의 의도가 잘 드러났다. /skullboy@osen.co.kr
[사진] 고척=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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