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2 리플레이] LG의 불펜 가동, 첫 다리가 무너졌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0.14 21: 36

LG가 불펜 승부수를 던졌다. 상대적으로 두꺼운 불펜진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었으나 가장 첫 번째로 놓은 다리가 삐끗했다. LG는 이 무너진 다리를 복구하지 못한 채 원정 싹쓸이에 실패했다.
LG는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포스트시즌’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5로 졌다. 1차전에서 7-0의 완승을 거두고 와일드카드 결정전 통과의 기세를 살렸던 LG는 이날 승부처에서 쓴 첫 불펜 카드가 무위로 돌아가며 결국 힘을 쓰지 못했다.
선발 우규민은 1회 김하성에게 적시타, 3회 임병욱에게 솔로포를 맞고 2실점했다. 문제는 0-2로 뒤진 4회였다. 선두 김민성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것에 이어 이택근에게도 중전안타를 맞았다. 넥센은 여기서 박동원에게 희생번트를 시켜 1사 2,3루를 만들었다. 그러자 LG 벤치는 움직였다. 66개의 공을 던진 우규민을 내리고 좌완 윤지웅을 택했다.

넥센 타순이 임병욱-서건창-고종욱이라는 좌타 라인으로 이어지는 것을 감안한 선택이었다. 올 시즌 윤지웅은 넥센전에 약했다는(7경기 평균자책점 14.73) 아픔이 있던 선수. 그러나 좌타를 상대하기 위해 좌완을 올린 것이었다. 나름대로 정석적인 교체였고 LG 벤치가 경기 전 그려왔던 시나리오일 법했다. 다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윤지웅의 제구가 너무 흔들렸다. 선두 임병욱 타석 때는 좀처럼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다. 올 포스트시즌 첫 등판에 긴장한 듯 영점이 잘 잡히지 않은 듯했다. 슬라이더 위주의 투구를 임병욱이 잘 참아낸 점도 있었다. 결국 임병욱과의 승부에서 볼넷을 내준 것이 화근이 됐다.
물러설 곳이 없는 1사 만루 상황이 이어졌고 서건창 타석 때 윤지웅은 초구와 2구도 모두 볼을 던졌다. 결국 3구째 128㎞ 슬라이더가 서건창의 히팅존에 들어가며 2루수 옆을 스쳐 지나가는 우전 적시타가 됐다. 만루 상황에서 2명의 주자가 빠르게 스타트를 끊어 모두 홈을 밟았다.
윤지웅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하고 이동현으로 교체됐다. 넥센이 이중도루에 실패하며 2사 3루가 됐으나 고종욱이 이동현을 상대로 우전 적시타를 치며 1점을 더 추가했다. 이날 넥센 선발 앤디 밴헤켄의 컨디션을 고려하면 이 1점도 커 보였다. LG 불펜은 이후 이동현이 2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버텼으나 4회 승부처에서의 실점이 너무 뼈아팠다. /skullboy@osen.co.kr
[사진] 고척=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